“5살 둘째는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좋다고 방방 뛰어요.” “산타할아버지, 착한 일 많이 했어요. 내년에는 저희(어른들)에게도 선물 주세요.”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밤 8시, 선물꾸러미를 둘러멘 산타들이 루돌프를 앞세우고 논골작은도서관을 나섰다. 산타들과 루돌프들은 오후 11시까지 팀별로 단대동·양지동·산성동·은행2동을 돌며 어린이들에게 선물과 함께 캐럴과 깜찍한 율동을 선사했다.
어린이들은 거실에서 놀다가 산타할아버지라는 소리에 침대로 뛰어들어 자는 척하기도 하고, 산타의 수염을 당겨 보기도 한다. 산타가 온다는 걸 모르고 있던 아이는 문을 열고 놀라는 것도 잠시 금세 신나게 캐럴을 부른다. 정지승(양지초 5) 어린이는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정말 좋아요”라며 웃는다. 이웃과 함께 파티를 하며 산타를 기다린 이정은(양지동) 씨는 “우리 어렸을 땐 이런 서프라이즈가 거의 없었다. 산타를 보니 아이처럼 흥분된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본 엄마 아빠들은 논골 마을밴드에 고맙다는 글을 올린다.
마을 아빠들은 산타로, 청소년들은 루돌프로 변신해서 어린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는 ‘논골 아빠 산타가 간다’는 2014년에 논골 마을활동가들이 마을 어린이들을 위해 기획·주최한 행사다. 논골 아빠들의 모임은 올해 1년 동안 마을 행사가 열릴 때마다 닭꼬치를 구워서 선물비용을 마련했다. 논골작은도서관을 이용하다가 산타를 제의받고 올해 처음으로 아이들을 방문한 송민규(은행2동) 씨는 “예상보다 아이들이 많이 좋아해서 흐뭇하다. 지역공동체 내의 소통과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른 지역에도 퍼지면 좋겠다”고 한다.
재작년부터 루돌프로 활동하는 김예림(상원여중 3) 학생은 “어린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있다. 그걸 지켜주고 싶다”고 한다. 4년째 행사를 지원하는 논골작은도서관 김경옥 팀장은 “올해도 일주일 전에 마을 SNS로 산타 방문 신청을 받았는데,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몇 초 안에 마감됐다. 마을 일을 하면서 좋은 소리 쓴소리 많이 듣는데, 이 행사는 칭찬만 듣는다”고 한다.
올해는 해외 글로벌 봉사단으로 논골을 찾은 홍콩 대학생들이 아이들을 놀라게 했고, 논골 기타동아리 ‘논골 신나는 기타교실’ 회원들은 신나는 연주를 들려줬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행복한 순간을 선사하는 ‘논골 아빠 산타가 간다’.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그 애정과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는 산타가 나타나지 않을까?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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