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해결이 어려운 어린이들 위해 따뜻한 밥상차려요” 상대원2동 제2복지회관 5층 ‘숲에 사는 달조각’ 한쪽 공간에 ‘어린이 식당’이 문을 열었다. “어린이 식당?”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어린이 식당’은 삼각 김밥 하나로 끼니를 때우는 한 아이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다. “이런 아이들을 마을 안에서 돌봐 주자”는 생각으로 사회복지법인 굿패밀리복지재단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식당’을 열었다. 박진영 관장은 “사실 제도적 지원도, 전례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나섰다”면서 “우선 도움을 줄 아이와 소정의 식사대를 지불하고 점심 제공을 원하는 아이들을 같이 모집을 했다. 이는 ‘어린이 식당’은 집안 사정이 어려운 아이만 가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덜어내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밥 같이 먹으며 자연스럽게 식사지도까지 ‘어린이 식당’은 겨울방학동안(1.8~2.28) 점심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날 메뉴는 생선가스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다. 따끈한 된장국과 나물, 무생채김치, 그리고 단백질 보충을 위한 우유까지, 풍성하게 차려진 식판에서 따뜻한 한 끼를 나눌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배식이 끝나면 봉사자와 실무자들도 아이들 곁에 앉아 “잘 먹겠습니다!” 인사하고 함께 점심을 먹는다. 봉사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편식이 심한 아이들의 식사지도를 하고 있다. 식사 후엔 아이들이 혼자서 식판과 잔반도 자연스럽게 정리한다.
권하은 팀장은 “어린이식당을 연 첫날은 방바닥이 아이들이 흘린 음식으로 온통 난장판인데도 집에서 했던 대로 전혀 치울 생각을 안 하더라”면서 “식사 지도 덕에 지금은 바닥에 흘린 음식찌꺼기도 스스로 치우고 있어서 이렇게 깨끗하다”며 주위를 둘러보고 웃었다. ‘밥’이 이어주는 관계의 힘 식단 구성은 복지관 영양사와 논의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고려한 따스한 요리로 만들고 있다. 이규연 영양사는 “조리실 환경이 열악해서 아직은 어르신 점심을 제공하는 메뉴에서 한두 가지 정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추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와아~ 하며 반기면서도 영양가 있는 메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밥’이 이어주는 관계의 힘이 대단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숙제는 했어?’, ‘오늘 뭐하고 놀았니?’ 등 부모가 아닌 어른들의 말 한마디가 어색했던 아이들도 이제는 식사 때마다 자신의 옆자리에 봉사자들이 앉기를 청한다, 그리고 깔깔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시작한다. ‘어린이 식당’은 중요한 사업, 전국으로 확대되길 문채린 사회복지사는 “어린이식당은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들러서 단지 한 끼 식사를 먹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끼리도, 봉사자들과도 따스한 정을 나누는 또 하나의 가정과 같은 곳이 됐다”면서 “어린이식당은 중요한 사업이다.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돼 어린이식당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이식당에는 식사 공간뿐 아니라 작은 도서관과 학습과 놀이를 병행할 수 있는 놀이 공간도 있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든든한 후원자역할을 하고 있는 ‘어린이 식당’. 좀 더 많은 후원자들의 손길이 이어져, 춥고 긴 겨울 방학 동안 아이들이 어린이식당에서 따뜻한 밥 잘 챙겨먹고 건강하고 무사히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사회복지법인 굿패밀리복지재단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ㅋㅋ 밥차’를 3년째 매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식당 031-748-7500 취재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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