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음료, 라면, 생수 등은 동네 마트나 대형마트에서만 사는 줄 알았다. 세제 등 생필품은 대형마트 세일행사 때 구입해야 제일 저렴한 줄로 알았다. 성남에 도매기능 시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도매시장이란 소점포나 식당을 운영하는 업자들만 이용하는곳, 과일이나 채소가대량으로 거래되는 곳으로 알고 있었다. 아침이 가장 먼저 열리는 곳, 성남 유일 ‘하대원도매시장’이 현대화사업 완료 후 ‘하대원공설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얼기설기 노후화된 가설 건축물이 사라진 후 새롭게 들어선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상인들의 표정, 시장에는 어떤 품목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많은 궁금증을 담고 그곳을 방문했다. 지상 2층 건물 두 동이 하대원공설시장 ‘가’ 동, ‘나’ 동이란 이름표를 달고서 나란히 서있고 같은 규모의 70여 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 시장 거리에 들어섰다. “추운데 뭣 하러 왔냐”며 “들어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몸이나 좀녹이고 가라”며 한 어르신이 발길을 잡아끈다. 시장 내에서 27년동안 고추방앗간을 운영한다는 권복예(72) 어르신이다. “올해 고추가 없어서 구입하기 정말 힘들었는데 여기엔 고추가 왜 이렇게 많은 거예요?”라고 방문인사처럼 던진 질문에 “고추가 왜 없어, 산지에서 올라온 좋은 고추가 얼마나 많은데”라며 내가 던진 질문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추 자루를 열어 보인다. 따뜻하게 몸도 녹였으니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라면과 과자, 생수, 일회용 잡화, 건어물, 육류, 어류 등을 판매하는 소점포들이 일렬로 죽 늘어서 있어 원하는 물건을 찾아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려야 하는 불편함을 이곳에선 느끼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도매기능으로 유통되는 것이니 소매 점포에 비해 당연히 저렴한 가격이다. 그 중 한 곳, 청과 전문 점포에 들어가 그곳 분위기에 귀 기울여봤다. “사과 세 개(상자)에다 귤 다섯 개, 그리고... 요즘 딸기 시세는 어떻게 하나?” 용인에서 작은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구매자가 과일 주문을 한다. “폭설에 폭한까지 겹친 탓에 딸기 값이 좀 오르긴 했지만 맛은 보장한다”는 대답과 동시에 판매자는 계산기를 두드린다. 구매자 스스로 에누리를 떼어낸 후 물건 값을 지불하는 모습이 단란해 보인다. 10년 넘게 단골로 삼고 있다는데 구매자와 판매자라기보다는 사이좋은 이웃사촌 같다. 사과를 낱개로 사가는 손님, 한겨울에 청포도를 찾는 손님 등 모습은 다양하지만 분위기는 한결같다. 상가번영회 전병칠 회장은 “열악한 환경이었던 시장을 현대화 시설로 바꿔 쾌적한 영업공간이 마련되니 매우 기쁘다”며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질 좋은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장, 따뜻하고 친절한 이웃의 모습으로 시민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간판 일제정리가 완료된 후 오는 2월 24일 개장행사가 펼쳐진다.개장축하공연, 경품권 제공,음식, 다과 등이 마련된 개장식에 시민들을 초대한다.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과 협력해 상인교육, 특화환경 개선, 공동마케팅 지원, 국비 공모사업 유치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