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몰라보겠어요. 너무 예뻐요.” 직원 쉼터인 성남시청 동관 4층 정원이 왁자하다. 창가 쪽 테이블에서 때 아닌 얼굴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이 한창이다. 전문가의 정성스러운 손길을 받고 있는 주인공들은 다름 아닌 시청 직원들. 함께 온 직원들은 메이크업을 받는 친한 동료의 모습에, 웃으며 연신 예쁘다는 한마디를 건넨다. 다른 한편에는 사진관에서나 봄직한 조명이 환하게 켜 있고, 경쾌한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린다.
시청이라는 장소에 다소 생소한 이 풍경은 성남시(공보관)와 성남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홍기정)이 노사화합의 차원에서 함께 기획한 이벤트이다. 시청 146개 부서의 출입문에는 담당 업무별 직원 안내 조직도 사진이 붙어있는데, 선명하지 않거나 오래된 사진이 거의 대부분이다. 시간이 지나면 교체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막상 일하다 보면 비용이나 시간이 맞지 않아 조직도에 있는 사진을 교체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번 이벤트는 그러한 직원들의 애로 사항도 해소하고, 민원 해결을 위해 시청을 찾는 시민들이 관련 부서의 조직도에 있는 사진만으로도 담당자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또한 이번 기회에 내부 행정망의 조직도 사진도 교체해 직원들 간의 업무효율성도 높이기로 했다.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고강선 주무관(공보관실)은 “올 초에 몇몇 동료 직원들의 증명사진을 찍어주다가, 조직도에 있는 직원들의 오래된 사진을 새롭게 바꿔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그래서 시측은 사진촬영 재능기부(공보관 사진실 고강선, 기형규 주무관)를, 공무원노동조합은 메이크업 비용을 지원해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4일간 직원들의 증명사진 촬영을 진행한다. 우선 신청한 150명 중 첫 날 70여 명이 넘게 사진을 찍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고, 특히 메이크업은 모집하자마자 스무 명이 선착순 마감됐다.
얼굴과 헤어 메이크업을 받던 가족여성과 나윤주 주무관은 “결혼식 이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메이크업을 받아 봐요. 정말 기분이 새로워지는 것 같아요”라고 웃었다.
함께 나온 백경자 주무관도 “10년 전 사진이 여전히 조직도에 있는데,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업무시간에 잠깐 내려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편하고 좋아요. 감회가 새롭네요” 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근무 중 짬을 낸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나온 사진을 꼼꼼히 살피며 마음에 드는 사진을 정한 뒤 다시 업무로 복귀하는 모습은 한결 활기차고 생기 있어 보였다. 시와 성남시공무원노동조합은 직원들의 증명사진 촬영과정을 영상물로 제작해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영상물은 오늘 2월 5일부터 성남시 소셜방송인 ‘성남TV(http://tv.seongnam.go.kr/w)’를 통해 시민 누구나 볼 수 있다. 취재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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