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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白壽)를 맞은 3.1운동, 성남의 항일투쟁

서굉일 교수의 ‘내 고장 성남의 3.1운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2/23 [10:4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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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율동공원에 위치한 성남 3.1 독립만세운동 기념탑     © 비전성남

2월 22일 분당구 서현문화의집에서는 삼일절을 앞두고 서굉일 한신대 명예교수의 ‘내 고장 성남의 3.1운동’ 강의가 열렸다.
 
올해는 3.1운동이 백수(白壽)를 맞는 뜻깊은 해다. 흰 백(百)에서 ‘-’를 뺀 백수(白壽)는 100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99세를 가리킨다. 
 
▲ 성남 3.1운동 기념공원     © 비전성남

3.1운동 99돌. 우리 민족사에 큰 획을 그은 3.1운동이 성남에서는 어떻게 전개됐을까.
 
성남의 3.1운동은 대왕, 낙생, 돌마와 중부 지역의 남한산성 등지에서 일어났다. 1919년 3월 26일 인근 송파 일대의 만세 시위는 3월 27일, 28일 양일간에 성남으로 파급됐다. 성남에서는 27일, 28일, 29일 3일간 가장 집중적으로 폭발했다.
 
▲ 성남 3.1 독립만세운동 기념탑을 설명하는 조형물     © 비전성남
 
성남은 남한산성이 있어 한말 의병 전쟁의 격전지로서 항일의식이 어느 지역보다 높았다. 그러나 당시에는 지리적으로 한강에 막히고 산이 험준한 데다 철도도 지나지 않는 등 불편한 교통으로 인해 정보 전달이 지연돼 성남의 3.1운동도 늦게 시작된 듯하다.  
 
▲ 삼일절 노래를 작곡한 성남의 작곡가 박태현 노래비     ©비전성남
 
학생층이나 종교단체의 역할이 컸던 다른 지역과 달리 대왕, 낙생, 돌마와 남한산성 등지에서의 만세운동 주동자들은 전원이 농민이었고 종교단체에서는 천도교 교인 1명뿐이다. 향촌(鄕村)의 지도자가 이끄는 성남지역의 3.1운동은 그 어느 곳 못지않게 치열히 전개됐다. 
 
▲ 독립운동가 한백봉 선생 집터     © 비전성남

3월 27일 돌마면 분당리 장날에 시작된 시위대는 낙생면, 대왕면 지역을 순회해 3개 면민 1천여 명이 연합했고 29일까지 3일간 끈질기게 항거했다. 중부면(현재 남한산성의 산성동 지역)은 뚜렷한 주동자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낙생면은 면장 남태희가, 돌마면은 한백봉, 한순회 등 전통사회 청년 지식인이, 대왕면은 이시종, 이재순 등 애국계몽 청년층이 앞장선 사실이 재판문서에서 확인된다.
 
▲ 독립운동가 한순회 선생 묘소     © 비전성남

단대리, 탄리, 수진리 등 산성의 아랫동네 3개 동민은 남한산에 횃불을 올리며 산성 남문 아래에 집결해 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들이 면사무소로 진격해 중부 면장을 응징하자 일제의 헌병은 공포를 발사해 시위 군중을 해산시켰다.

돌마와 낙생 연합 시위는 일제 측 기록인 조선소요사건일람표에 낙생 돌마 지역이 3천 명으로, 탄리(숯골) 주민은 300명으로 기록돼 있어 성남지역은 모두 3,300명에 달한다. 이 숫자는 당시 성남지역 인구의 대부분에 해당된다. 이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3일간 성남 일대의 산에서는 봉화가 올려졌다.
 
성남의 3.1운동은 1920년대 신간회 운동으로 지속됐다.  
 
▲ 신간회 광주지부(지금의 성남) 회원들     © 비전성남

일제 강점기 동안 성남에서는 3.1운동을 시작으로 교육운동, 농민운동, 청년운동 등이 일어났다. 성남지역의 전통시대 지식인들은 스스로 민중과 함께 농민을 이끌었다. 이들은 농촌운동을 주도했고, 영등포 등지로 진출해 노동자와 함께 노동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일부는 해외로 나가 상해 임시정부, 북간도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계속했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한 세기를 앞둔 지금, 우리나라는 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했고, 우리 고장 성남은 ‘삶의 질 세계 100대 도시’ 진입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 3.1 독립선언서 원본     © 비전성남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함으로 시작하는 독립선언서는 “저 앞의 빛을 따라 전진할 따름이다”로 끝난다. 순국선열들의 빛을 더욱 밝힐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후손, 자랑스런 성남을 꿈꾼다.   
 
자료제공 및 감수 : 서굉일 한신대 명예교수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