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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민속행사] 너더리 쌍용거(巨)줄다리기 '이기면 풍년, 지면 흉년'

3월 3일(토) 판교동 주민센터 앞 운동장서 재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2/23 [11:1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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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다리기 재연   © 비전성남
 
▲  동아줄 꼬기 시연    © 비전성남

우리 조상들이 어울려 즐겼던 줄다리기는 온 마을을 하나로 이어주는 대표적인 대동놀이다. 조상들은 용을 물을 다스리는 신으로 섬겼는데 대보름에 넓은 들판이나 강가에서 용을 닮은 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하며 농사를 잘 짓게 해달라고 빌었다. 마을에 가뭄이 들었을 때도 줄다리기를 하며 비가 내리기를 기원했다.

줄다리기 결과에 따라 한 해 농사를 점치기도 했던 우리 조상들은 아이를 낳는 여자는 땅의 풍요로움을 뜻하기에 여자 편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래서 장가 안 간 남자들과 노인들이 모두 여자 편이 돼 남자 편과 겨뤄서 일부러 여자 편이 이기도록 했다.

줄을 꼬는 데 필요한 새끼는 작은 줄 18가닥을 엮어 합한 중줄을 다시 엮어 대줄을 만드는데, 남근형으로 생긴 것을 ‘청룡줄’이라 하고, 여근형으로 생긴 줄은 ‘황룡줄’이라 부른다. 줄다리기가 시작되면 청룡줄의 고(앞머리 부분)를 황룡줄의 고 안에 넣고 비녀목이라고 불리는 나무빗장을 질러 넣어 두 줄을 하나로 합쳤다. 마을 남자들은 줄다리기 이삼 일 전부터 밤낮으로 나쁜 기운이 얼씬 못하도록 자기 마을의 줄을 지켰다. 상대편이 줄에 해를 가할까 봐 지키기도 했는데 줄을 타고 넘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믿음 때문에 한밤중에 줄을 타고 넘는 여자들도 있었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줄을 당산나무에 감아뒀다. 이것을 당산에 옷을 입힌다고 했는데 줄을 마을 동신으로 모시고 마을의 복을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또한 줄다리기에서 이긴 편의 줄을 잘라갔다. 이 줄을 지붕 위에 얹으면 집안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고, 논밭에 두면 풍년이 들고, 달여 먹으면 병이 낫고 아기를 가질 수 있으며,배 위에 싣고 나가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믿었다.

마을의 복을 기원하며 얼어붙은 강에 줄을 뒀다가 봄이 돼 강이 녹으면 떠내려 보내기도 했다. 용의 모양을 한 줄이 용이 살던 강으로 떠내려 가면서 마을의 나쁜 기운도 함께 데리고 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성남에서도 정월대보름날 너더리(분당구 판교동)에서 쌍용거(巨)줄다리기를 했다.쌍용거줄다리기보존회 김광영 씨 설명에 의하면, 판교동에는 1970년대 초반 경부고속도로가 나기 전에 길을 가로지르는 신작로를 따라 길게 시장이 형성됐고, 이곳에서 정월대보름에 줄다리기를 했다고 한다.
 
2005년 판교 신도시 개발로 중단된 후 성남문화원이 보존회를 정비해 2010년부터 매년 재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판교 쌍용거(巨)줄다리기 재연회가 3월 3일(토) 판교동 주민센터 앞 운동장에서 열린다. 쌍용거(巨)줄다리기의 의미를 알고 많은 시민이 함께 화합하며 즐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