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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 세상을 바꾸다!

성평등 사회를 지지하는 목소리..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성남여성대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3/03 [14:3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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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 시작 전 모인 참가자들     © 비전성남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1만5천여 명에 이르는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 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에서 유래했다. 생존권을 상징하는 빵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요구했던 여성들의 외침.
 
3월 2일 야탑역 광장에서는 성남여성의전화 주관으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성남여성대회가 열렸다. ‘차별과 폭력을 넘어 평화의 세상’을 꿈꾸는 목소리가 컸다.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삶을 응원하다
 
▲ 시민들에게 배부할 비누장미들     © 비전성남
 
▲ 시민들에게 배부할 빵과 장미. 여성의 날에 대한 유래가 적혀 있다.     © 비전성남

대회가 시작되는 오후 5시, 여성의 날 관련 보드가 전시되고 빵과 장미 배부와 함께 여성으로서 겪었던 차별과 폭력에 대해 손피켓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 문구 작성 전의 손피켓     © 비전성남

110주년을 맞은 올해 여성의 날은 여러모로 뜻깊다. 미국에서 시작돼 최근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성폭력 피해 경험 말하기, 미투(#Me too)운동으로 성폭력 근절, 성차별적 사회구조 변혁에 대한 공감과 연대가 커지고 있다.
 
▲ 손피켓을 작성 중인 학생들     © 비전성남
 
▲ 손피켓을 붙이고 있는 모녀와 학생들     © 비전성남

이번 성남여성대회에서도 성차별·성폭력 고발 및 지지 발언대에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시민들이 몰렸다. 직장상사에게 겪은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발, 남성들의 지지발언 등이 이어지며 손피켓을 붙이는 대형 현수막도 빈 공간 없이 빼곡해졌다. 
 
성폭력 없는 사회를 지지하는 목소리
 
▲ 한 남성 시민이 손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 비전성남

“성폭력은 영혼폭력이다! 성평등은 당연한 거예요!”(동광고 3학년 학생들)

“억압에 저항하는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남성으로서 끊임없이 경계하고 반성하겠습니다.”(서덕석 목사)
 
“용기 내세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학부모 최옥희)

“비정상 사회를 정상 사회로!”(서주 엄마)
 
“SNS에서 보고 찾아왔어요. 앞으로도 이런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참석했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야탑고 학생들)

“학교에서 성폭력이나 성차별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교과목으로 만들어 남녀 학생 모두에게 교육한다면 세상이 달라질 겁니다.”(동연 엄마)
 
▲ 대회가 끝날 무렵 현수막이 손피켓들로 빈틈없이 꽉 찼다.     © 비전성남

손피켓의 내용을 읽어보던 시민들은 “가슴이 뭉클하다, 우리 사회에 이런 변화가 시작돼 기쁘다”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양성평등 수준은 조사대상국 144개국 중 118위를 기록했다. 2015년 115위에서 2016년 116위로 계속 내려가는 추세다.  
 
지난 2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법안(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앞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성차별과 억압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도 기대해 본다.  
 
▲ 여성의 날을 설명하는 보드판들     © 비전성남

박준 시인은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노래했다. 푸르른 봄에는 남몰래 눈물짓는 피해자들의 어두운 눈빛에 싱그러운 빛깔을 담을 수 있기를, 양지로 나온 그녀들의 외침을 응원한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