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문화원(원장 김대진)은 3월 3일 오전 판교동 일대에서 한 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판교 쌍용거(巨) 줄다리기 재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30분 판교 낙생초교 후문 회화나무 앞 고사(告祀)로 시작됐다. 성남문화원 상임연구원 윤종준 박사의 집례로 성남문화원장, 지역 어르신, 노인 회장 등이 차례로 술잔을 올리며 성남 지역의 풍요와 안녕, 나라의 번영과 평화를 기원했다.
낙생초교 앞 회화나무는 수령이 500년이 넘었다. 원래 너더리 마을(운중천 널다리교 부근) 가운데 있었으나 판교 신도시개발로 현재 위치로 이식됐다. 가뭄 때 기우제를 지내던 당산나무이자 서울로 올라가던 길목의 휴식처였다.
오전 11시 판교동 주민센터 앞 운동장에서 개회식과 동아줄 꼬는 시연, 경기민요, 성남시립국악단의 타악기 연주 등 축하공연이 이어졌고, 판교 쌍용거(巨) 줄다리기가 대미를 장식했다.
줄다리기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 전수조교인 방영기 선생 총연출로, 판교동 주민들과 성남 여러 지역 시민들이 줄을 잡았다.
신랑이 오른 청룡줄(숫줄)과 신부가 오른 황룡줄(암줄)은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난 뒤, 청룡줄 고(줄 앞머리)를 황룡 줄 고에 넣고 비녀목(빗장)을 끼워 두 줄을 하나로 만든 뒤 줄을 당겼다. 세 번의 줄다리기에서 황룡줄이 두 번 이겼다. 암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말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줄다리기 내내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 보존회, 성남농악보존협회, 낙생농협 풍물패가 흥을 돋웠고 방영기 선생의 익살스런 입담이 재미를 더했다. 줄다리기가 끝나고 참가자들과 주민들은 함께 점심을 먹으며 덕담을 나눴다.
줄다리기와 함께 버나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와 전통악기 체험도 열렸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부들 중에는 아이들보다 더 신나게 제기를 차고 팽이를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윤종준 박사는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남자 주민들이 모여 줄을 꼬고 고사와 줄다리기를 준비한다. 마음이든 물질이든 주민들의 화합과 정성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사다. 그래서 판교 쌍용거(巨) 줄다리기는 지방자치 시대에 부합하는 전통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월대보름에 열리는 ‘판교 쌍용거(巨) 줄다리기’는 1970년대 초반 이후 중단됐다가 성남문화원이 1980년에 발굴·복원·재현했지만 2005년 판교신도시 개발로 다시 중단된 이후 성남문화원이 보존회를 재정비해 2010년부터 매년 재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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