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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수도병원의 숨겨진 보물 ‘북을북을 도서관’

“그럼, 읽어볼까? 달려볼까? 나눠볼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3/15 [19:4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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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 7층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도서관     ©비전성남
 
100일 잔치 벌였다
 
국군장병들의 든든한 건강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국군수도병원(분당구 새마을로177번길 81(율동)) 내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이 개관 100일을 맞아 3월 15일 병원 내 4층 한마음 대강당에서 잔치를 벌였다.
 
▲ '작은 도서관'  및 독서 활성화 행사를 기획한 방연주 소령     ©비전성남
 
“개관 1주년도 아니고 고작 100일인데 잔치를 벌인 이유는요. 병원 내 직원만도 수백 명인데 더러는 바빠서, 더러는 관심이 없어서 병원 내 작은 도서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이도 있어서 100일 잔치를 통해 직원 간 소통도 하며 도서관을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방연주 소령(간호장교)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는 샌드아트 공연과 아주대 심리학과 이민규 교수의 ‘관계와 소통의 심리학’ 인문학 특강, 사전에 접수받은 감상평(서평), 2~5행시 수상자 시상과 책 교환 행사가 있었다. 
 
▲ '언제든 우리는 너를 응원하고 있다'.. 지남규 작가의 샌드아트 공연     © 비전성남
 
특히 ‘모래는 사라져도 감동은 남는다’ 공연을 한 샌드아트 지남규 작가는 “군인 환자를 대상으로 어떤 공연을 해야 할지 그 어떤 공연보다 신경이 많이 쓰였다”면서 “'언제든 우리는 너를 응원하고 있다'는 주제로 한 이번 공연이 병사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은 책 기부, 자원봉사, 재능기부로 운영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은 병원 내 7층에 자리하고 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학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었다." 도서관 입구에는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의 경험담을 적은 글귀가 먼저 반긴다.
 
▲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장병들     © 비전성남
 
방 소령은 “군 병원 적십자 봉사실로 사용하던 장소를 봉사실이 철수하면서 작은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며 "북을북을 작은도서관은 2017년 9월 7일 성남시 사립 작은도서관으로 등록, 시범운영 후 2017년 12월 6일 정식 개관했다"고 설명한다. 
 
▲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은 자원봉사, 재능기부로 운영된다.     © 비전성남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은 모든 것이 기부나 자원봉사 그리고 재능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에는 지역 시설에서 사서를 했던 분의 재능기부로, 휴일에는 직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내서 3시간씩 사서를 보고 있으며, 지역의 여러 교회 여선교회 회원들은 순번을 정해 대출업무와 책 반납업무 그리고 서가 정리를 해 주며, 때로는 병사들의 상담자가 돼 주기도 한다.
 
또 판교의 한화시스템(주)과 업무협약을 맺어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외래강사 초빙 등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럼, 읽어볼까? 달려볼까? 나눠볼까?”
 
휴일 사서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조현정(류마티스 내과) 전문의는 “군 병원에선 환자들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찾아 도서관에 온다”며 “한 번에 2권씩 대출할 수 있는데 하루 평균 70~80명 정도가 도서관을 찾아 하루 대출 권수가 170여 권에 이른다”고 밝혔다.
 
▲ 하루 평균 70~80명의 환자들이 도서관을 찾는다.     © 비전성남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에서는 “그럼, 읽어볼까? 달려볼까? 나눠볼까?”라는 주제로 장병들이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작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읽은 쪽 수만큼 자신 이름의 저금통에 돈을 넣어 나눔을 실천하는 작은 모임 ‘부끄럼’, 진작 시작할 걸, 아직 시작하지 못한 장병을 위한 두 번째 모임 ‘껄끄럼’, 그리고 '너와 함께 하고 싶어'의 ‘너그럼’. 젊은 장병들을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모임이다.
 
▲ 박주호 상병의 '책의 해' 삼행시      © 비전성남

또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지난 1월 27일 ‘책의 날’을 맞아 국군수도병원과 분당 서현청소년수련관은 ‘제1회 성장프로젝트’를 개최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책 기부,  재능기부, 자원봉사 신청 환영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어느 큰 도서관 못지않은 다양한 행사와 문화프로그램으로 몸이 아픈 병사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하고 있는 국군수도병원의 숨겨진 보물 ‘북을북을 도서관’.
 
한 병사는 ‘작은 도서관’ 5행시로 설명하고 있다.
 
: 작은 도서관이 개관한 지 벌써 100일이 되었습니다.
: 은근히 많은 분들이 이용해 주시더라구요. 감사합니다.
: 도서관 사서병으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 서툴지만 더욱 힘내서 열심히 할테니
: 관심 가지고 더 많은 이용 부탁 드립니다.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 파이팅!
▲  왼쪽부터 방연주 소령,  신지은 사회복지사,  조현정(류마티스 내과) 전문의   © 비전성남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식을 줄 모르는 열정으로 그 어느 곳보다 멋진 작은도서관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는 방연주 소령. 그에게 물었다. 그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요?
 
그는 웃으며 말한다.
“우리는 열정 없으면 사람 못 살려요” 간호장교다운 대답이다.
 
한편 ‘북을북을 작은 도서관’은 책 기부는 물론 재능기부와 자원봉사 신청을 환영한다. 책 기부는 3년 이내에 출간된 책으로 만화책은 받지 않는다. 참고로 장병들이 즐겨 보는 책은 무협지라고 한다.
 
문의 031-725-6274

취재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