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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시티 성남] 새들을 찾아 떠나는 성남나들이 어때요?

4월의 새… 제비, 소쩍새, 후투티, 물총새 등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3/23 [16:0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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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총새 수컷    @출처 『성남의 새』
 
▲  제비 수컷 성조   @출처 『성남의 새』
 
▲    소쩍새 수컷 성조   @출처 『성남의 새』
 
▲   후투티   @출처 『성남의 새』
 
고대인들은 새가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고 봄에 곡식의 씨앗을 가져다준다는 조령신앙을 믿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동기시대부터 새를 형상화한 유물이 발견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농경문 청동기’에는 사람이 농사짓는 모습과 함께 나뭇가지 위에 새가 앉아있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농경의례를 행하는 신성구역인 소도 안에 세워졌던 솟대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처럼 새는 예로부터 곡식을 물어다 주고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가져오고 하늘의 신과 땅의 주술자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자로 인식됐다. 새라는 말의 기원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이’가 새로 변형된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본격적인 봄인 4월엔 청명과 곡우, 두 절기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시기 들쥐가 화해 종달새가 된다고 생각했다. 청명은 양력 4월 6일경으로 봄이 돼 맑고 밝으며 초목들이 새로운 성장을 시작하는 시기이고 곡우는 24절기 여섯 번째로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때다.
 
봄날 최대의 명절이며 봄기운이 한껏 오르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오는 날로 유명하다. 제비는 대표적인 여름철새로 봄에 같은 둥지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다.
 
중국에서는 발톱을 자르거나 발에 끈을 묶어서 돌아온 제비를 확인했다. 진흙을 물고 부부가 사이좋게 둥지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 천자가 찾지 않는 궁녀나 남편을 잃은 과부의 슬픔을 다정한 부부제비와 비교해 표현하기도 했다.
 
독일에선 봄을 알리는 제비가 행운을 가져오고 집을 수호한다고 여겨 최초의 제비가 도착하는 날에는 노래와 환성으로 맞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제비는 성남탄천 일대에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되며 관찰대상의 성조 귀소율이 90%에 달하는 봄 전령사다.

곡우가 낀 4월 중순이 되면 수컷 소쩍새는 초저부터 새벽까지 쉬지 않고 짝을 찾기 위해서 운다. 실제 번식은 5월 중순 딱따구리가 번식을 마치고 둥지가 비면 딱따구리 둥지에서 이뤄지는데 4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우는 것이 소쩍새다.
 
우리 조상들은 소쩍새가 ‘솟쩍다 솟쩍다’ 소리를 내며 울면 풍년이 든다고 한 해의 농사를 점쳤다. 풍년이 들어 지금 쓰는 솥이 작다는 뜻으로 여겨 4월 중순부터 밤이 되면 들려오는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반겼던 것 같다.
 
소쩍새는 국제자연보전연맹에 관심필요종으로 등록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인데 성남에서도 관찰하기 쉽지 않지만 복정동 안골과 남한산성 주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의 또 다른 반가운 새 손님으로 후투티도 있다. 경계를 할 때 머리 깃을 세워 인디언 추장 머리 같아 사람들은 후투티를 ‘추장새’라고도 부른다. 후투티의 둥지 주변에선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꼬리깃의 지선에서 나오는 역한 물질을 둥지 주변에 발라 천적의 침입을 예방해 둥지의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사송동과 석운동 그리고 남한산성에서 흔하게 관찰된다.
 
이 밖에도 물가벼랑이나 언덕에 구멍을 파고 물고기 뼈를 토해내 둥지를 만드는 물총새도 4월 탄천 일대에서 볼 수 있다.
 
4월은 떠나는 겨울철새와 돌아오는 여름철새 그리고 나그네새가 다 관찰되는 시기이며 숲의 잎이 우거지지 않아 숲에서 먹이를 찾는 새와 숲에 몸을 숨기는 새를 모두 볼 수 있어 탐조에 참 좋은 시기다.
 
분주하게 농사를 시작하며 청명과 곡우를 보내는 사람들과 똑같이 새들도 6월 장마가 오기 전에 번식하고 새끼를 키워 독립시키기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바쁜 일정을 시작하는 시기다.
 
최근 성남시가 발간한 조류도감을 참조해 주변의 숲이나 탄천에서 반가운 새 손님을 찾아보는 봄나들이도 참 근사할 듯하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