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이 머우꽈(무엇입니까)?
일요일 오후 제주4·3 70주년 제11회 경기 민족 굿 한마당이 야탑역 광장에 펼쳐졌다. 지나는 시민들도 슬프고 신명나는 굿판에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제주4·3기념관을 탐방하고 돌아와 풍물연희극을 만들어 경기도민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올해 1월 다시 제주를 방문하고, 회원들과 느끼고, 토론하고, 작품을 ‘너븐숭이 꽃비’로 정하고 마당을 정리하고, 대본을 완성하고, 단체마다 역할연습을 하고, 공연을 올리게 됐다.” 하창범 경기민족굿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의 경위를 밝혔다.
올해 성남에서 열게 된 ‘경기 민족 굿 한마당’은 풍물굿패 우리마당, 김포 들 가락연구회, 풍물마당 터주 등 경기도 여덟 단체가 매년 순회하면서 행사를 한다.
서예작가 신평 김기상 선생이 혼신의 힘을 다해 ‘너븐숭이 꽃비’를 쓰고 한라산 아래 붉은 꽃 몇 송이를 그렸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응원을 보냈다.
제주 북촌마을에 솟대를 세우고, 무 굿이 한창이다. 대보름 굿, 일 굿, 놀이 굿, 싸움 굿, 해원 굿 등 5마당으로 나눠서 굿마당이 펼쳐졌다.
1마당은 대보름 굿으로 지신밟기와 풍물놀이로 평화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줬다. 성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 기획을 담당한 민악 솟대 임인출 단장은 내내 웃음을 머금고 신명나는 굿판을 이끌었다.
2마당의 일 굿은 북촌의 공동체인 두레 굿으로 삶과 노동의 어우러짐을 표현했다.
일이 끝나면 고단한 노동 후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신명나는 놀이로 피곤함을 풀어내는 3마당의 놀이 굿에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4마당에서는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싸움에 휘말린 사람들의 죽음이 제주 북촌마을에 불어닥치기 시작하고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의 싸움과 죽음으로 제주는 더 이상의 아름다움을 잃었다. 할머니(90·야탑동) 한 분이 가만히 이야기를 꺼내셨다. “내가 그때(1948년) 제주에 있었어. 18살에 남편을 따라 제주에 갔어. 제주 남원면 위미리로 간 지 얼마 안 돼 저 일이 일어났어. 보따리 하나 들고 돌담을 넘어 무조건 바닷가로 도망을 갔지. 태중이었지만 살아야 하니까 한 발자국이라도 빨리 가려고 돌담을 넘어 무조건 도망을 갔지. 남편은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 알 수 없어.” 할머니의 슬픈 이야기, 그 아들의 손자가 커서 아주 잘됐다고 한다. 할머니는 “나는 부산과 분당을 오가며 남편의 몫까지 살고 있다”며 절레절레 머리를 흔드셨다.
5마당 해원 굿이 시작되면서 사람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죽은 사람들의 넋을 위로하고, 화해와 상생을 기원하며, 나눠 준 하늘과의 연결을 뜻하는 ‘서리화’를 들고 함께 어울렸다.
“이번 공연이 제주도민들의 한을 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이성호 경기민예총 이사장은 매년 새롭게 열어가는 굿마당을 통해 2007년 결성된 경기민족굿연합회는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인 풍물 굿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갈 것이라고 한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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