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와 함께 봄 날씨답지 않게 추웠지만 ‘생명을 향한 들어줌’ 이 있는 4월 8일 일요일 오후 성남시청 한누리실에서는 아빠, 엄마와 함께한 가족과 친구들이 따뜻한 사랑의 언어로 실내온도를 높였다. 사단법인 우듬지에서 주최한 제1회 ‘생명사랑 나눔’ 캠페인은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나누기 위해 230명이 미리 신청을 했다.
김태형 대표의 사회로 시작한 행사는 성남시여성지도자협의회 뉴~알로하 훌라 봉사단의 공연, 이강욱 ‘낮은 무릎 경청학교’ 공동대표의 환영사, 성남시여성단체협의회 원복덕 회장의 축사, 동북아평화연대 김봉준 이사장의 격려사가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사단법인우듬지 고중곤 이사장은 특강의 첫머리에 마술을 이용해 호기심 많은 학생들을 재미에 빠져들게 했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다가 1365를 통해 오게 됐다”는 정용진(야탑) 씨는 중학생인 아들과 아내와 함께 왔는데 “오늘 같은 생명사랑 나눔 캠페인은 자주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가장 어려운 것 같은 나눔 운동이지만 가장 효과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들어줌 피켓 만들기 시간이 되자 모두 준비해온 물품들을 꺼내 놓고, 그룹별로 둘러앉았다. 망설이던 학생들도 특강을 통해 알게 된 소중한 단어들을 채우기 시작했다.
성남시청 광장, 야탑역 등 거리캠페인을 계획했으나 비 때문에 실내에서 진행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오히려 ‘자유발언대’를 통해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소중하고 값진 경험의 시간이 됐다. “할 말 있어요.” 발언대에 선 중1 학생은 자해를 해서 얼마동안 흉터가 남아 있었다. 옥상에 올라가 친구들과 전화하며 울기도 했다. 엄마에게 들켰을 때 꼭 안아주길 바랐다. 학교·학원에서 오면 자유도 좀 주고, 꿈도 키워줬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고백이 많은 사람들을 울렸다. 엄마와 함께 산다는 여학생은 아빠 부재의 슬픔을 이야기하고, 친구에게 심한 욕을 먹었다는 한 친구는 울면서 자유발언대에 섰다.
그 친구를 토닥여주는 고중곤 이사장, 보는 이도 마음이 짠했다. 자신의 소중한 물건을 마구 버리는 아빠에게 학교 성적도 좋으니까 자신이 원하는 취미를 보장해 달라는 학생, 수학은 좋아하지만 주말에 너무 오랜 시간 수학공부를 시키는 아빠에게 제발 “아빠! 나 좀 살려줘, 사랑해”를 외치기도 했다. 그래도 100점인 아빠, 엄마를 사랑한다는 청소년들의 즐겁고 밝은 모습은 ‘들어줌의 생명 나눔’ 행사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말해 줬다.
자신이 만든 피켓을 들고 마주앉아 나누는 ‘들어줌의 시간’은 함께 눈물 흘리며 서로 다독여준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한 학생은 ‘단순한 캠페인이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많은 친구들이 나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마음이 후련하다. 생명나눔 운동과 캠페인에 또 참여하고 싶다’는 소감문을 썼다.
고중곤 이사장은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 주면 그의 마음속에 있는 짐을 덜어 주는 것입니다.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용기를 내 준 청소년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다음에 또 함께합시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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