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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을 장인으로 육성하는 사회적협동조합 ‘구두 만드는 풍경’

“친구보다 더 좋은 구두로 보답하겠습니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4/23 [16:2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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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만드는풍경 유석영 대표   ©비전성남
▲47년간 수제화를 만들어온 안승문 공장장     © 비전성남
 
▲ 상대원동에 자리잡은 수제화 제조업체 ‘구두 만드는 풍경’   © 비전성남
 
‘대통령의 낡은 구두’로 알려진 수제화 제조업체 ‘구두 만드는 풍경’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중원구 상대원동에 일터를 마련하고 성업 중이다.

“문 대통령(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이 구두를 산 것은 파주공장 폐업 1년 전인 2012년 국회의원회관을 방문해 홍보 판매를 할 때인데, 몇 년 뒤 사진에 찍히고, 그 사진이 이렇게 화제가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구두 만드는 풍경’의 유석영(56) 대표는 지난해 협동조합을 다시 만든 것은 이런 행운 덕분이었다고 설명한다.

중원구의 아파트형 공장 선일테크노피아 10층에 자리 잡은 사회적협동조합 구두만드는풍경에는 안승문(59) 공장장의 지휘 아래 직원 6명의 손길이 바쁘다. 청각장애인 5명과 지체장애인 1명이다. 공장 한쪽에는 구두 완제품이 포장과 배송을 기다리며 쌓여 있다.

유석영 대표는 “수제화다 보니 하루 30켤레밖에 못 만들고 있다”며 “한번 실패했다 재기한 사업이라 부담이 더 크다. 새 주문이 계속 들어오지만, 당분간은 속도를 내는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급 시각장애인인 유 대표는 파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던 2010년 장애인 일자리 확보를 위해 구두공장을 열었으나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망한 이유요?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신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가 만든 구두를 5년 넘게 신으신 걸 보면, 너무 튼튼하게 잘 만들어서인가 봅니다. 하하.”

장기적으로 품질경영과 기술력 향상을 위해, 직원들과 손발을 맞추며 현재 구두만드는풍경에서 제작하는 구두는 남성화 10종류로, 가격은 이십만 원 균일가다.

47년 동안 수제화를 만들어온 안승문 공장장은 “발이 건강하려면 실측을 해 발에 맞게 제작해서 신발하고 친해야 한다”며 “어떤 괴팍한 발도 실측을 통해 편안한 신발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성남에 자리 잡게 된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성남지역이 오래 전부터 제화공장이 자리 잡고 있던 곳이어서 자재나 정보, 인력, 특히 일하고 싶어 하는 청각장애인이 많다는 점이 주요했다고 한다.

“성남이 우리를 보듬어 줬으니, 우리도 지역에 도움되는 좋은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갖고 일하겠다”는 유 대표. 그는 “구두를 팔아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청각장애인들을 장인으로 육성해 이곳이 그들에게 행복한 일자리가 되길 바라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구두만드는풍경은 자립을 다지자는 뜻에서 슬로건을 ‘대통령의 구두’에서 ‘친구보다 더 좋은 구두’로 바꾸고, 최근 ‘아지오(AGIO)’를 수제화 브랜드로 등록했다.
 
“장애인이 꿈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지오’ 소문 많이 내 주시고 사 주세요. 품질 좋은 구두 잘 만들어 이 세상을 아지오를 신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도록 만들겠습니다.”
 
구두만드는풍경의 이유 있는 각오를 응원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아지오’를 신어 보길 기대한다.

구두만드는풍경 031-732-9245,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