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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성남문화원 향토유적지 2차 순례 - 파주

파평 윤씨의 고향 파주를 가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5/11 [10:3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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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만 같은 이 화창한 날씨에 강원도 원주에서 파주로 이어진 성남문화원의 제2차 향토유적지 순례를 따라가 봤다. 

    
▲ 성남의 유래를 설명하는 김대진 문화원장     © 비전성남

 

아침 일찍 문화원 앞을 출발한 버스 안에서 김대진 문화원장은 성남의 오랜 역사, 탄천의 유래, 성남의 인물 등 내 고장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650년 전 지명에서부터 성남의 역사가 시작됐다니 놀랍기만 하다.

    
▲ 파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성남학연구소 윤종준 상임위원     © 비전성남

 

이어 이번 유적지순례의 해설을 맡은 성남학연구소 윤종준 상임위원이 곧 방문할 파주 지역에 대해 설명해줬다. 귀 기울여 듣다 보니 버스는 어느새 파주시로 접어든다.

    
▲ 감악산을 오르는 답사 참가자들     © 비전성남

 

첫 발길이 향한 곳은 화악산, 운악산 등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 중의 하나인 감악산. 바위 사이로 검은 빛과 푸른 빛이 동시에 나왔다 해서 이름 붙여진 감악산 길을 따라 올라간다.

 
▲ 등산객의 발길을 붙잡는 운계폭포     ©비전성남
▲ 감악산 운계 출렁다리     © 비전성남

 

어디선가 범종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녹음 사이로 시원한 운계폭포가 모습을 드러내고, 곧 이어 150미터 길이의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 범륜사 대웅전     ©비전성남
▲ 범륜사 주지스님이 사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비전성남

 

아찔한 이 현수교를 지나면 옛 운계사터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범륜사가 있다. 불경 외우는 소리가 낮게 퍼지는 사찰에서, 한때 성남 단대동에 사셨다는 주지스님의 말씀이 참 반갑다. 

    
▲ 두루뫼 박물관     © 비전성남

 

두루뫼 박물관은 설립자 강위수, 김애영 선생 부부가 40여 년간 모아온 민속생활용품들을 전시한 곳으로 모두 6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 일상생활에 사용하던 생활용품들     © 비전성남

 
▲ 6.25때 북한군이 신었던 군화     © 비전성남

 

무덤에서 발굴된 토기, 농사지을 때 쓰던 각종 농기구와 같은 손때 묻은 생활유물들이 전시돼 있는데, 그 중  6.25 당시 북한군 병사의 전투화가 특히 눈길을 끈다.

    
▲ 다듬이질을 하며 추억에 젖는 참가자들     © 비전성남

 

박물관 한쪽에는 예전 사용하던 물건들을 체험해 보는 곳이 있다. 신흥동에서 온 김동심 씨가 “나 이거 옛날에 진짜 많이 했는데!” 하며 다듬이 방망이를 잡자 함께 온 조성순 씨도 얼른 같이 앉아 다듬이질을 시작한다. 답사 참가자들이 박수를 쳐주자 “오랜만에 했는데도 박자가 제법 맞네”라며 환하게 웃는다. “내가 밭 갈던 호미가 여기 있었네!” 누군가 외치자, 또 한 번 왁자한 웃음보가 터진다.

    
▲ 사적 제323호로 지정된 윤관 장군 묘     © 비전성남

 

점심을 먹은 후 사적 제323호로 지정된 윤관 장군의 묘에 오른다. 왕릉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웅장한 묘역의 푸른 잔디와 탁 트인 시야가 저절로 셔터를 누르게 한다.

 
▲ 윤관 장군 묘역에서 해설자의 설명을 듣는 참가자들     ©비전성남

 

여진 토벌의 주역이었던 고려 중기 때 명장 윤관 장군의 묘는 그 소재를 모르다가, 조선 영조 때에 이르러서야 비석 파편이 발견되면서 장군의 묘로 공인됐다.

 
▲ 묘역 앞에 위치한 전마총과 교자총. 장군의 말과 타고다니던 교자를 위한 무덤이다.     © 비전성남

 

윤관 장군이 여진과의 싸움에서 패하고 후퇴할 때 강가에 잉어 떼가 나타나 길을 내줘, 파평(파주의 옛 지명) 윤씨는 잉어를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나 장군이 타고 다니던 말과 교자의 무덤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 국내에서 최고로 긴 마장호수 출렁다리     © 비전성남
▲ 마장호수를 감싸는 3.3킬로미터의 둘레길. 호젓한 산책코스다.     ©비전성남

 

마지막 코스인 마장호수 출렁다리에 도착하자 답사 참가자들이 버스에서 얼른 내린다. 계곡사이에 놓이는 일반적 현수교와 달리, 220m에 달하는 국내 최장의 긴 출렁다리가 호수 위에 근사하게 드리워져 있다. 수면 바로 위를 걸을 수 있다는 점이 마장호수 출렁다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큰 호수를 산책할 수 있는 3.3km의 둘레길도 빼놓을 수 없다.

 

  

2차 향토유적지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 오늘 하루 돌아본 파주의 멋진 모습에 이야기꽃이 한 가득 피어났다. 성남문화원의 향토유적지 순례는 아직 세 차례 더 남아있다. 짧지만 행복한 하루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은 시민이라면 오는 6월, 9월, 10월로 예정된 순례일정을 챙겨봄직하다.

    

성남문화원 : 031-756-1082  

www.seongnamculture.or.kr

    

취재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