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처음 봐요.” “이게 우리밀이래요!” 맑은 하늘아래 내리쬐는 햇볕이 따갑게 느껴지던 16일. 탄천태평습지생태원에서 추억의 우리밀 수확행사가 열렸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70여 가족과 은수미 성남시장 당선자가 함께했다. 초등생이 많은 참가자들을 둘러본 은수미 당선자가 “아줌마 알아요?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거에요”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넨 뒤 “아동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걸어 다니면서 살피는 시정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일반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낫과 지게, 탈곡기 등에 대한 사용법과 주의 사항을 숙지한 참가자들의 본격적인 우리밀 수확체험이 시작되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조심스럽게 낫을 사용해가며 밀을 베어낸다.
“낫질이 처음이라 조금 어려운데 그래도 재미있어요.” 시에서 하는 체험행사는 모두 가자고 조른다는 김지효(분당초 3)양이 밀대를 자르며 말한다. 잘라 낸 밀대를 들고 사진 찍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한 아름씩 밀을 베어든 어린 친구들이 예쁜 포즈를 취하며 얼른 낫을 또 가져오라고 아빠를 부른다.
동생과 함께 지게를 진 김도현(수내초 6)군은 “지게 느낌이 아주 좋아요. 밀 베는 것도 신기하고, 보람도 있고요.”라며 씨익 웃는다. 파란 하늘 아래 밀밭과 아이들의 미소가 하나가 된다.
수확한 밀은 탈곡기로 털어 키질로 검불들을 날린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도리깨질도 오늘은 해볼 수 있다. 짚불을 내어 바로 구워 먹는 밀 맛은 어떤 맛일까? “음... 쫄깃쫄깃 하구요. 밀알이 청포도 같아요.” 한참을 생각하던 이수연(돌마초 2)양이 밀알을 까먹으며 말한다. 맛이 있는지 손이 새까매져도 멈출 줄 모른다.
우리밀 수확 행사 한쪽에는 습지생태원에서 건진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부스와, 밀대를 이용해서 잠자리를 만들거나 액자를 만들어 보는 공간도 있어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가 있다. 밀대와 들꽃을 엮어 엄마가 만들어준 근사한 화관을 쓴 7살 꼬마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행사를 주관한 성남환경운동연합의 문경은 운영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여기 탄천에 우리밀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함께하는 즐거움도 나누기 위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우리가 사는 환경을 보다 생태 친화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수확된 탄천태평습지생태원의 밀은 겨울철 우리지역 야생동물들의 소중한 먹이로 사용된다.
<밀> : 10월 중순경 파종을 시작해 이듬해 4월 말 이삭이 달린다. 5월 중순부터 누렇게 물들어, 이삭이 나오고 40~45일 경과하는 6월 10일 전후에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밀 99%가 수입되고 단 1%만이 자급되고 있는 현실이다. <탄천태평습지생태원> : 하천생태계 복원 기틀을 마련하고자 2009년에 조성된 인공습지로 멸종위기 2급 금개구리가 살고 있다. 생태원 바로 앞 탄천에는 멸종위기종 2급 흰목물떼새도 살아 생태자원 보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취재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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