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자장면 450인분이 위례동 35단지 주민들에게 배달됐다. 21일 낮, 위례동 종합사회복지관 앞마당, 큰방, 작은방, 식당에 가득 모인 35단지 주민들이 달인표 자장면을 한 그릇씩 받아들더니 뚝딱 비워낸다.
“맛있으세요?”, “응, 너무 맛있어.” “요즘 입맛이 없어 고생하시는 엄마를 모시고 나왔다”는 딸은 ‘언제 입맛이 없었냐’는 듯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더운 날씨에 주민들을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하고 즐겁게,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자장면을 먹어본 지 1년 정도 됐다”는 전순탁(79세) 어르신은 “혼자 나가서 사 먹는다는 게 어려워서 그동안 못 먹었는데 이렇게 차려줘서 다 같이 어울려서 먹으니 더 맛있고 즐겁다”고 말한다.
“자전거 타고 놀다가 할머니가 자장면 먹으러 오라고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왔다”는 김우섭(고은초 5학년)군 또한 배가 고팠는지 맛있게 아주 잘 먹는다.
이번 자장면 파티는 최근 위례동에 문을 연 중국 요릿집 ‘천향’의 대표이자 공중파 방송 ‘생활의 달인’에서 볶음면으로 최고의 달인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김호강 대표와 ‘사랑의 후원회’, ‘위례종합사회복지관’이 손을 맞잡고 35단지 내 지역주민들을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김호강 대표는 약 7년 동안 잠실에서, 복정동에서 자장면 나눔 활동을 추진해왔다. 사업장을 확장해 최근 위례동에 음식점을 오픈한 김 대표는 제일 먼저 “이 지역에서 자장면 나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사랑의 후원회에 전했고, 김 대표의 의견은 위례종합사회복지관으로 연결됐다. 이에 천향에서는 자장면을 준비하고 사랑의 후원회에선 인력봉사를, 복지관에선 장소와 인력섭외, 주민홍보에 나서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렇게 잔치는 열렸다.
“위례동 35단지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독거노인으로 매끼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외로운 분들이다. 흥은 많으나 새로 개발된 도시, 외딴곳에 갇힌 외로운 노인들이다”고 말하는 사랑의 후원회 김순희 회장은 “자주 이곳에 들러 떡이며 과자며, 어르신들의 먹을거리를 챙겼다. 그런 애틋한 마음이 들던 차에 이번 나눔 활동 소식은 그 어떤 소식보다 반가움으로 전해져 왔다”고 한다.
주방에서 손수 면을 삶고 450인분 자장면을 만들어 낸 흔적이 땀에 절은 김 대표의 모습에서 엿보인다. “주민들, 특히 어르신들이 맛있게 잡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는 김호강 대표는 “돈이 없어서 자장면 한 그릇 못 사 먹었던 시절이 생각나서 7년 전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는 말과 함께 “내 음식점을 찾아주는 지역주민들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다”는 겸손을 전한다. 또한 “우리 직원들이 나중에 음식점을 차린다면 내 모습을 보고 나눔 활동에 동참하지 않을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나눔 활동을 따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나눔 활동을 어어 가는 것이다”고 말한다. “지역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전하는 작은 실천, 흐뭇한 즐거움이다”고 말하는 김호강 달인이 만드는 자장면 파티는 매달 둘째 주 수요일마다 위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지역 내 어르신들과 함께한다. 취재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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