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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황금반찬으로 식사한 우리가족

이세영 | 중원구 하대원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6/25 [12:2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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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반찬으로 식사한 우리가족
이세영 | 중원구 하대원동
 
신혼여행을 마친 동생네 부부와 식사를 하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야탑동 근처 식당에 모였다.

홀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 작은 배낭을 둘러맨 할머니 한 분이 식당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오시는 모습이 보였다. 아,그런데 손을 보니 무언가 들려 있었다. 좀약, 고무장갑, 철수세미, 키친타올 같은 것들….
 
“사장님, 이거 하나만 팔아주세요”라며 누구랄 것 없이 제일 먼저 눈에 띈 종업원에게 고개를 숙여 부탁했다.
 
나도 장사를 해 봐서 알지만 이런 경우 대개 부담스러워하며 손사래 치기 일쑤다. 하지만 이 식당 종업원은 할머니께 조심스레 “어머, 죄송해서 어쩌죠? 다 있는 것들인데. 다음에 오시면 살게요”라며 정중하게 사양하는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할머니도 더 이상 식당에 폐 끼치지 않으려는 듯 서둘러 “그래요. 다음에 오면 하나 팔아줘요” 하면서 돌아나가셨다.
 
그런데 그때, 주방에서 큰 외침이 튀어나왔다.“할머니 앉으시라고 하세요. 지금 끼니때인데 설렁탕 한 그릇 내드려요.” 아직 할머니가 계신 줄 알고 말한 식당의 사장님의 말이었다.

그 즉시 처음 할머니를 맞았던 종업원이 냅다 뛰어나갔다.잠시 후 종업원이 혼자 되돌아왔다. 그리고는 “벌써 드셨대요. 다른 집에서 김밥도 드시고 칼국수도 한 그릇요”란다. 여기에 덧붙여 한마디 더 “사장님께 고맙다는 인사, 꼭전해달라고 하셨어요.”

그 할머니의 끼니 걱정까지 하며 모시고 와서 식사대접을 해 드리라는 식당의 사장님, 그리고 이미 할머니께 식사를 내어 드린 김밥집, 칼국수집…. 정말 아름다운 성남 사람들이다.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어머니가 “얘들아. 너희도 저 사장님처럼 착하게 살아라” 하며 웃으셨다.

우리 가족은 이 식당에서 정말 값지고 맛난 밥을 먹었다.
인생의 교훈이라는 황금반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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