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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생태 이야기] 계곡 속 생태계 – 수질정화의 숨은 일꾼, 수서생물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6/25 [14:1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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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질 때 그리운 곳을 꼽으면 시원한 물소리 가득한 계곡을 떠올리곤 한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시원함이 발끝에서부터 전해져 더위를 식히기엔 참 제격이다. 그런데 계곡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쁘게 움직이는 생물들이 참 많다. 물속에서 살아가는 수서생물들이다.

플라나리아
는 깨끗한 계곡의 돌 밑이나 나뭇잎에 붙어산다. 세모꼴 머리 위에 두 개의 눈이 선명한 물속 귀요미다. 물이 깨끗한 지역에 사는 대표적인 생물로 1~2cm 길이의 작고 납작한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는 여러 조각으로 잘려도 죽지 않고 며칠에 걸쳐 각 조각이 여러 마리의 플라나리아로 재생된다.
 
플라나리아의 몸 곳곳에는 몸의 모든 부위를 재생해내는 뛰어난 분화능력의 줄기세포들이 있다. 최근 재생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세포와 단백질이 발견돼 인간 재생의학에도 플라나리아의 연구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주목받고 있다.

계곡 물속 낙엽이 쌓인 곳에서 살아가는 엽새우도 수서생물이다. 납작한 몸을 옆으로 움직여 헤엄치기 때문에 옆새우라고도 한다. 낙엽을 잎맥만 남기고 먹어 물속을 깨끗하고 건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고마운 생물이어서 물속의 환경미화원이란 별명이 있다.

하루살이는 하루밖에 못산다고 알려져 있지만 성충이 되기 전 물속에서 애벌레 형태로 1~2년까지 산다. 유충은 대부분 납작한데 거센 계곡물에서 떠내려가지 않고 돌 밑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한 생김새다. 성충이 된 하루살이는 입이 퇴화돼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짝짓기가 끝나면 알을 낳고 죽는다. 유충시기 물속의 유기물질과 물이끼를 먹고 살아 하루살이도 물의 정화에 한몫 한다.
 
물속의 천재건축가로 알려진 날도래 충들은 접착제와 같은 끈끈한 실을 입에서 뽑아내 자갈, 모래, 나뭇가지 등을 엮어 자신의 몸을 숨기는 보호집을 만든다. 자신의 집을 갑옷같이 무장하고 다녀 물고기나 도룡뇽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잠자리도 어린시절을 수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물속에서 살아간다.

이 밖에 산소가 부족하면 팔굽혀펴기를 하듯 몸을 움직여 호흡활동을 강화하는 물속 헬스맨, 강도래도 물속에서 유충시기를 보내는데 물속의 썩은 식물 찌꺼기를 먹어 물속 정화를 거든다.
 
도룡뇽은 알 낳는 습성이 재미있다. 장마가 오면 알이 떠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에 기후를 미리 예측해 알을 돌에 붙여 낳는다고 한다.
 
그래서 옛 선조들은 도룡뇽이 알을 낳는 것을 보고 그해 비가 많이 올지 안 올지를 점쳤고 도룡뇽은 기상예보관 역할을 했다.

성남에는 사기막골과 남한산성 그리고 불곡산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본 계곡 물속엔 각자의 역할과 특징을 가진 수서생물들로 가득해 올 여름 계곡에 가면 다양한 수서생물을 관찰해도 좋겠다. 수서생물은 손으로 직접 만지면 사람의 체온에 손상을 입으니 작은 뜰채와 붓을 가져가 조심스럽게 다룰 것을 권한다.

성남시는 올해도 4~6월 사기막골 계곡에서 성남의 초등 5학년을 대상으로 물속 생태계 환경교육을 했다. 물속 생태계 교육을 통해 수질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알고 실생활에서 각자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봤다. 9~10월 하반기 물속 생태계 교육도 활기차고 유익한 환경교육이 되기를 바란다.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