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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마을공동체 - 수진1동] 으뜸길 따라 꽃길 따라

다문화상권과 화합 이뤄낸 ‘으뜸길 상인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6/25 [15:5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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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뜸길 따라 난 꽃길    © 비전성남
 
▲ 수정남로 상권활성화거리 ‘으뜸길’    © 비전성남
 
▲  으뜸길에서 버스킹 하는 모습   © 비전성남
 
수진1동 으뜸길을 따라 300여 개 점포가 길게 수놓아져 있다.이곳을 ‘수정남로 상권활성화거리’, ‘음식 문화 특화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하나씩 들어서기 시작한 중국요리집 간판들. 이색적 화려함에 취해 걷다 보면 자칫 이방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으뜸길상인회 회원 중 약 40퍼센트가 다문화인(대다수 중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음식점이 정착하던 초창기에는 쓰레기 무단배출, 고성방가, 옷차림 등 문화적 차이로 불신, 갈등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문화의 혼재에서 비롯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물과 기름처럼 지내오던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문화가 달라서 소통이 안 되는 게 아니다. 알려고 하지 않아서 또는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곁을 내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도 화합할 수도 없었던 것 아닐까?”라고 말하는 이명선 상인회장은 회원들에게 한글로만 전하던 공지사항을 중국어로 번역해 전달하기 시작했다. “호호호 회장님, 이거 문장이 틀린 것 같아요.” 외국인 상인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다문화골목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의견을 모아 2017 행복마을만들기 공모사업에 도전해 선정되면서 길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관심이 없다가 옆집 점포 앞 바닥에 그려지는 예쁜 그림을 보고 스스로 도구를 챙겨 나와 작업에 동참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으뜸길이 꽃길이 되기 시작했다. 곧 꽃길 보수작업이 마무리되면 더 아름다운 꽃길이 탄생할 것이다.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상인들은 2주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하고 좀 더 깨끗해진 거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연다. 공연은 시장 사람들은 물론 지역주민 모두가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된다. 으뜸길상인회에서 준비한 버스킹 공연은 지난해에 이어 6월 17일부터 10회 예정으로 진행된다.

매년 가을이면 ‘다문화음식축제’를 마련해 쉽게 맛볼 수 없는 요리를 방문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중국 본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놓칠세라 타지에서의 발걸음도 이어진다.
 
그들의 노력은 노인정, 복지관 등 어려운 이웃돕기 활동, 청결한 거리 유지를 위한 금연캠페인, 상인교육, 다양한 문화 활동,다문화자율방범대 활동 등 다양하다. 특히 다문화자율방범대는 상인회 회원 중 다문화인 부모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데, 불법체류자 관리 등 야간 순찰을 하며 지역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내·외국인 사이의 불신과 마찰은 기억 너머로 사라지고 한·중 문화가 결합된 곳에 꽃길이 열려있다. 그 길 위엔 다채로운 축제와 함께 특색 있는 먹을거리가 마련돼 있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나안근 기자  95n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