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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의 손 Tara’s Great Hands

인도 타라북스의 실크스크린 원화와 그림책 전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7/16 [15:0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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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인도 ‘타라북스(TaraBooks)’의 핸드메이드 실크스크린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 〈타라의 손 Tara’s Great Hands〉을 7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장 두 곳에서 타라북스의 실크스크린 원화 191점과 책 45권을 소개한다.    

 
▲ 타라의 손 Tara_s Great Hands     ©비전성남

 

타라북스는 인도 남부 첸타이에 있는 작은 독립출판사다. 타라북스 대표작은 기계 대신 손으로 만드는 그림책으로, 헌옷과 재생지를 섞어 손으로 뜬 종이에 실크스크린으로 한 장 한 장 일일이 찍고, 손으로 직접 꿰매 책을 완성한다. 인도 소수 민족 예술가들과 협업으로 인도 고유 예술과 정신을 담은 그림책들은 권위있는 상들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 Waterlife 물 속 생물들 - 타라북스의 핸드메이드 그림책     © 비전성남

 

타라북스의 핸드메이드 그림책을 주문하고 받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9개월이다. 실크스크린은 판화기법 중 하나로 실크나 나일론 등으로 짜인 망사 모서리를 팽팽하게 고정시킨 후, 틀 안에 잉크를 부어 스크린 안쪽으로 눌러 밀면서 잉크를 통과시켜 인쇄하는 방식이다. 한 번에 한 가지 색만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다색인쇄의 경우 찍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물 속 생물들》 한 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찍고 말리는 과정을 80번 이상 반복해야 한다. 타라북스는 잘못 찍은 파지로 노트를 제작 판매하며 수익금은 인쇄전문가를 육성하고 지원하는데 사용한다. 

  

타라(tara)는 인도말로 별이라는 뜻이다. 타라북스는 어른이 자기만족을 위해 아이에게 건네주는 책이 아니라, 책 읽기의 순수한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알려 줄 수 있는 책, 그리고 인도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책을 추구한다. 국내에는 《나무들의 밤》(보림出), 《꿈꾸는 소녀 테주》(비룡소出) 등 10권이 번역·출간됐다.

 
▲ 타라북스가 핸드메이드 실크스크린으로 처음 만든 《배고픈 사자》   © 비전성남

 

전시실 1에서는 타라북스 창립 초창기 그림책을 통해 타라북스의 출판정신과 지향점을 살펴보고 실크스크린 기법을 체험할 수 있다.

    

첫 번째 섹션 ‘타라북스의 시작-마일스톤 북’은 타라북스가 핸드메이드 실크스크린으로 처음 펴낸 《배고픈 사자》를 시작으로 실제로 길거리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탄생한 《쓰레기 줍는 아이들》 등 사회문제와 아동인권, 인도 정신과 문화를 담은 그림책들을 전시한다.

 
▲ 타라북스만의 책의 형태적 실험과 주제를 선보이는 그림책들     © 비전성남

 

두 번째 섹션 ‘책의 형식’은 타라북스만의 책의 형태적 실험과 주제를 선보이는 그림책들을 소개한다. 책면이 무대처럼 펼쳐지고 세워지는 《비일 마을의 축제》, 원형으로 읽어보는 《인도 해변의 낮과 밤》 등을 전시한다.

 
▲ 실크스크린 체험     © 비전성남

 
▲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찍은 우리나라 전통 문양     © 비전성남

 
▲ 전시된 타라북스의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리딩스페이스     © 비전성남

    

세 번째 섹션 ‘실크스크린 랩’에서는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문양을 직접 찍고, 파지로 스크롤 북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리딩 스페이스’는 전시장에서 만난 타라북스의 그림책 50여 권을 편안히 읽을 수 있는 곳으로, 책 사이사이에는 책에서 꼭 살펴봐야할 ‘리딩 팁’이 꽂혀있다.

  
전시실 2의 첫 번째 섹션 ‘곤드 예술’은 인도의 부족 공동체인 곤드족과 타라북스가 협업으로 만든 그림책들을 전시한다. 곤드는 초록신이라는 뜻으로 곤드족에게 자연은 신과 같으며 나무는 동물과 식물, 인간 세계를 잇는 창조물이다.

 
▲ 《나무들의 밤》의 실크스크린 원화     ©비전성남

 
▲ 《나무들의 밤》 원화 전시     © 비전성남

 

《The Night of Trees》(나무들의 밤)은 밤이 되면 더욱 신성해지는 나무들, 그 나무에 깃들어 있는 곤드족의 신화를 담은 그림책이다. 2008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수상하며, 타라북스 이름을 단번에 전세계에 알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8개국 번역본과 실크스크린 원화 17점을 감상할 수 있다. 검은색 종이에 손으로 찍어낸 섬세하고 화려한 나무들이 강렬하다. 곤드족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를 엮은 책 《Creation》의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에서는 타라북스가 수작업으로 책을 제작하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 목판화 기술자들의 공동체 ‘바가리’가 만든 여신의 천, ‘마타 니 파체디'     © 비전성남

 
▲ 인도서부 왈리족의 민속화를 바탕의 탄생한 그림책 《하다! DO!》     © 비전성남

 

인도 각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소수 민족 예술가들은 지역별로 각기 다른 예술 스타일을 만들어왔다. ‘민화’ 섹션에서는 8가지의 민화스타일을 만난다. 인도 서부에 거주하는 목판화 기술자들의 공동체 ‘바가리’가 만든 여신의 천, ‘마타 니 파체디’가 전시됐다. 목판화와 천연염색으로 완성하는 성스러운 이 천은 차별 때문에 사원에 들어갈 수 없었던 바가리 사람들이 신앙의 의지처로 삼았던 것이다.

 
▲ 민담, 전설, 신화들을 그림으로 표현한 스크롤 북     © 비전성남

   

‘구전예술’ 섹션은 구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그래픽 작품들을 전시했다. 천정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종이 위에 민담, 전설, 신화들을 그림으로 표현한 대형 스크롤 북, 인도 음악가들이 만든 음악을 배경으로 구전민담을 읽어주는 오디오 북 등 새로운 형식의 실험적인 책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 ‘나DO! 너DO! 우리모두’(4~5세 10가족), ‘해와 달의 10가지 이야기’(6~7세), ‘이야기를 담다 타라를 담다’(초1~2)가 열린다. 시간과 참가비는 미술관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에서 확인 가능하다. 〈타라의 손 Tara’s Great Hands〉 전시 관람료는 6000원이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 www.hmoka.org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