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근무를 마친 이광덕(45) 경위의 발걸음이 상대원1동 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한다. 오늘은 어르신 급식 봉사가 있는 날이다. “오셨어요? 맛있게 많이드세요.” 야간 근무로 잠 한숨 못 잤을 텐데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을 맞이한다. 중원경찰서 대원파출소에 근무하는 이광덕 경위는 2011년 1월, 교통사고 수습 현장에서 크게 다리를 다쳤다. 3년 8개월 동안 13회에 걸친 수술과 꾸준한 재활치료 후 ‘우측 하지 부전마비 6급’이라는 장애를 가졌지만 2014년 9월 경찰관으로 당당히 복귀했다. 이 경위는 지난해 채널A와 동아일보에서 주최한 제5회 영예로운 제복상, 위민상을 수상해 상금 1천만 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탁해 ‘아름다운 경찰’로 화제를 모았다. 이 경위의 제복 입은 일상은 이번에는 우리 동네 파수꾼이자 어르신들의 경찰 아들로 지상파 방송과 각종 언론 보도로 이어져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내 나이 여든이 넘었는데 이런 경찰은 처음 봤다. 손도 잡아 주고, 무슨 일이라도 있을까 집에도 찾아오고, 아프면 병원도 데리고 가 주고, 솔직히 먼 데 사는 아들보다 훨씬 낫다”는 어르신. 이쪽에선 “손자 삼고 싶다”고, 저쪽에선 “내가 막내아들 삼았다”는 등 그 모습이 마치 소녀 팬들에게 둘러싸인 아이돌 스타를 보는 것 같다. “피곤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 “피곤하죠, 하지만 제복 입은 경찰이 퍼주는 밥을 어르신들이 좋아해요. 그래선지 배식을 마치고 나면 피곤함보다 값진 뿌듯함을 얻게 돼요. 그래서 나눔이란, 내 자존감 향상과 더불어 힐링할 수 있는 활동인 것 같다”고 대답한다. 이 경위는 사고를 겪은 후 ‘제2의 삶’을 살아간다는 감사함으로 사고 전부터 해오던 나눔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쉬는 날마다 장애인 홀몸어르신들의 말벗, 공공기관 연계 및 지원 활동, 각종 불편사항 해소, 복지관 배식 봉사,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무료 강연 등에 시간을 투자한다. “범죄와 사고현장에 출동, 우범지역 순찰, 각종 분쟁현장에선 강한 모습의 경찰로 시민들의 안녕을 살피고 사회적 약자에겐 따뜻한 모습의 경찰로 살고 싶다”는 이 경위는 “경찰이라서 필요한 곳에 더 수월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경찰인 게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이 경위는 “갈등을 겪는 곳에서는 화해시킬 수 있는 사람, 어려운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억울한 처지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어머니 말씀에 경찰이 되면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경찰이 됐다. 누군가에게 “지금 나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살고 있는 것일까?”라고 묻는다면 “네!”라고 목청 높여 대답해 주고 싶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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