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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체험 프로그램 ‘일가(一家)를 이루다’

중앙공원 내 수내동 전통가옥서 열린 생생문화재 체험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8/21 [17:4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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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든 타의든 현대인들은 평생 한 직업만 고수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 중에도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부모님 손으로 대대로 내려온 가업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 2018 성남시 생생문화재 무형문화재 연계프로그램 ‘일가를 이루다2’ 안내 포스터     © 비전성남

    

윗대의 기술과 전통을 이어 일가(一家)를 이루는 이들이 성남시민을 위해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수내동 전통가옥과 입구에 걸린 무형문화재 체험 프로그램 현수막     © 비전성남

    

회색 아파트 숲 가운데 푸르게 서 있는 중앙공원 한편에 자리 잡은 수내동 전통가옥(경기도 문화재자료 제78호). 그곳에서 선조들의 장인정신과 멋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일가(一家)를 이루다’가 진행됐다. 

    
▲ 수내동 가옥 내 마루에서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 비전성남

    

8월 18일 토요일 오후에 열린 ‘대목장’과 ‘매듭장’ 체험은 생생문화재 체험 ‘일가(一家)를 이루다’ 4개 분야(대목장·매듭장·나전칠기장·금박장) 체험 프로그램 중 일부다.

    

대목장 체험

    

18일 오후 1시에 열린 대목장 수업에는 장원희 대목장 전수조교의 전통 건축 역사에 관한 이론 수업과 전통 건물 축소모형을 만들어보는 실습이 진행됐다.

    
▲ 수내동가옥 마루에서 장원희 경기도 무형문화재 대목장 전수조교     © 비전성남

    

수업을 진행한 장원희 대목장 전수조교는 경기무형문화재 36호 대목장 보유자인 장효순 대목장을 아버지로, 고 장조웅 대목장을 할아버지로 두고 있다. 삼대에 걸쳐 대목장 가업을 이어가는 그에게 대목장이 어떤 사람인지 물으니 “나무로 집을 짓거나 물건을 만드는 사람을 목장(木匠), 목수(木手), 목공(木工)이라 하는데 대목장(大木匠)은 말 그대로 큰 나무를 사용해 궁궐, 사찰, 가옥을 짓고 건축하는 일을 하는 장인을 칭한다“고 설명한다.

    
▲ 창덕궁 능허정 조립모형 포스터     © 비전성남

 
▲ 체험활동을 위해 준비된 능허정 조립모형과 설명서     © 비전성남

    

현재 ‘1930 목공소 장가(張家)’ 대표인 장원희 대목장 전수조교는 한국 목조건축기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창덕궁 능허정의 실제 구조를 1/30로 재현한 조립모형을 직접 개발했다. 이날 실습재료로 사용돼 간편하게 능허정을 만들어 봤다.

    
▲ 창덕궁 능허정 모형을 만드는 중간 전통건축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비전성남

 
▲ 체험 프로그램 신청자들이 열심히 능허정 모형을 조립하는 모습     © 비전성남

    

실제로는 초석·기둥·지붕까지 다 건축한 후 기단을 설치하는데 모형에서는 그럴 수 없어서 만들어진 기단을 시작점으로 한다는 세세한 설명과 함께 능허정을 만들기 시작했다.

    
▲ 기단 위에 초석을 깔고(시간상 생략하였지만) 기둥을 세운다.     © 비전성남

 
▲ 기둥 위에 보아지(기둥과 보의 연결부분을 받치는 부재로 양봉이라고도 한다), 창방과 장여(기둥들을 연결해 주는 가로재)를 얹는다.     © 비전성남

 

꼼꼼한 설명만큼 모형에도 실물의 디테일이 살아 있다. 실물의 1/30인 모형을 완성하는 데 두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대목장들이 전통건축물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공을 깨닫게 하려는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게 초석에서부터 기와까지 섬세함이 깃들어 있었다.

    
▲ 주두(지붕 무게를 받치는 기둥머리 장식), 소로와 화반(위아래 부재를 연결하는 작은 나무쪽), 주심도리(창방과 장여 위쪽으로 얹는 가로재)까지 얹은 모습     © 비전성남

 

한국 전통건축물에 많이 쓰이는 소나무는 200~300년을 견딘다고 하니 채 30년도 안 돼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 콘크리트 아파트들에 비하면 소나무로 만들어진 전통건축물은 내구성 갑인 셈이다.

    
▲ 수내동가옥 툇마루 위, 완성된 창덕궁 능허정 모형     © 비전성남

    

‘허공에 오른다’는 의미를 지닌 능허정(凌虛亭). 겨우 1칸에 불과한 모형조립이었지만 한국 목조 건축물의 섬세한 예술성과 과학적 기능성을 모두 느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장원희 대목장 전수조교 같은 분들이 한국 장인들의 맥을 잇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기도 했다.

    

매듭장 체험

    

오후 3시 30분부터는 박선경 매듭장 전수교육조교가 이끄는 매듭장 이론수업과 선추매듭(부채끈)을 만들어 보는 실습수업이 진행됐다.

    
▲ 박선경 매듭장 전수교육조교(오른쪽)와 매듭장 전수자(왼쪽)     © 비전성남

    

‘더 매 듭Themaedup’의 박선경 대표도 대를 이어 전통을 이어가는 이들 중 한 사람이다. 할아버지 고 정연수 선생은 1968년 매듭장 종목 지정과 함께 초대 매듭장 보유자로 인정된 분이다. 그 뒤를 이어 할머니 최은순 여사가 2대 매듭장으로, 3대인 어머니 정봉섭 매듭장을 이어 4대 박선경 매듭장 전수조교까지 그 기술이 끊이지 않고 내려온 것이다.

    
▲ 매듭장 수업 광경     © 비전성남

 
▲ 매듭장 수업을 위해 준비된 재료들     © 비전성남

 
▲ 전통매듭에 대해 설명하는 박선경 매듭장 전수조교     © 비전성남

 
▲ 동심결매듭을 설명하는 매듭장 전수자     © 비전성남

    

매듭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바로 실습에 들어갔다. 매듭 재료로는 끈목(여러 가닥의 실을 꼬거나 짜서 만든 끈)을 사용했다.

    
▲ 연습 끈목으로 실습하는 광경     © 비전성남

 
▲ 연습 끈목으로 만든 동심결매듭(윗부분)과 도래매듭(아랫부분)     © 비전성남

    

부채장식인 선추로 사용할 매듭으로 동심결 매듭을 배웠다. 영원이라는 뜻을 지닌 동심결(同心結) 매듭은 주로 길일에 쓰이는 물건에 이용되고 부채끈을 맺을 때에도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매듭을 완성한 끈목 끝은 풀리지 않게 도래매듭으로 마무리한다.
 
▲ 완성된 동심결매듭     © 비전성남

    

선추매듭에 푹 빠진 참가자들이 다른 매듭도 배우고 싶다는 말에 판교박물관에서 2월 말에서 3월 초에 10회 무료 강습을 했다는 정보를 준다. 10회 과정에 도래매듭부터 목걸이, 팔찌, 그리고 노리개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수내동가옥 마루 위, 완성된 선추매듭을 단 부채     © 비전성남

 
▲ 완성된 선추매듭     © 비전성남

    

매듭은 끈을 맺고 죄어서 문양을 표현하는 건데 잘못 꼬이면 영 모양새가 이상하고 풀기도 힘들다.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끈목이 지나가는 자리를 더 유심히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참가자들 단체기념사진     © 비전성남

    

완성된 선추매듭을 부채에 달고 모두들 행복한 마음으로 수내동가옥에서 단체사진을 찍고는 일정을 마무리했다.

    

우리 것이면서도 낯선 전통기술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시간이 되면 다음 체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두 개의 프로그램(나전칠기장·금박장)이 남아 있다. 8월 25일(토) 오후 1시에는 나전칠기장 기술을 이용해 손거울과 볼펜을, 오후 3시 30분에는 금박장 기술을 이용해 책갈피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전통의 대를 잇는 장인들로부터 직접 전통문화예술의 숨결과 손길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꼭 참여하길 권한다.

    

    

문의 : 성남시 문화예술과 문화재보존팀 031-729-3012

    

체험 프로그램 관련 문의

A&A문화연구소 담당자 : 010-8685-4057

이메일 : anaculture@daum.net

카카오톡 : ANA2013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