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젓가락질, 식사예절은 물론 두뇌 발달에도 도움 돼” 식당에서 보면 젓가락을 마치 포크를 쥐듯이 잡고 끙끙대는 어린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요즘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햄버거·피자 등 젓가락 사용이 필요 없는 서양 음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젓가락 사용은 아이들의 기본적인 생활예절은 물론 60여 개의 근육과 30여 개의 관절이 사용돼 손재주를 기르고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불곡초등학교(분당구 구미동) 나경희 교장이‘바른젓가락질 익히기’운동을 하게 된 동기다. 지난해 3월부터 불곡초교 전교생 28학급 1000여명 모두는 젓가락질 교육을 받고 있다. 3학년 이진우군은 “평소 젓가락을 아래쪽으로 바짝 잡았는데, 바른 젓가락질은 약간 위로 잡아야 한대요”라며 “밥먹을 때랑 재량활동 시간마다 열심히 연습해서 교장 선생님 앞에서 콩 옮겨 담기 시험에도 통과했어요”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불곡초교 전교생은 두 달에 한 번은 교장 앞에서 학년에 따라 젓가락으로 콩이나 쌀알 옮겨 담기 ‘젓가락질 시험’을 치른다. 3학년 1반 담임 박혜경 교사는 “처음에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을 배워 시험도 볼거라고 하니까 의외로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흥미로워하더라”면서 “학교 급식시간과 재량시간, 특별활동시간을 활용해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 전학 왔다는 정한결(10) 군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젓가락질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면서 “그동안 편한 대로 그냥 했는데, 젓가락질이 좀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열심히 콩을 옮겨 담는다. 학부모 김은경(38·구미동) 씨는 “학교 측의 요청으로 가정에서도 식사시간 때마다 적극 나서 실습을 시키고 있긴 한데 아이의 습관을 바꿔주기가 쉽지 않더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따라서 나경희 교장은 시험에 통과한 학생이라도 젓가락질이 완전해질 때까지 3~4년은 계속 교장실에서 시험을 치를 것이라고 했다. 학교 측의 이런 노력은 시행 초, 바른 젓가락질을 하는 학생이 20~30%에 불과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80%에 이르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 3월부터는 ‘연필 바르게 잡기’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불곡초등학교는 학생들과 선생님이 불곡산 등산, 탄천걷기를 통해 사제간 정도 나누고 운동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아버지들의 자녀교육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아버지 버팀목 교육’도 실시, 학부모와 학생들로 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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