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겨울을 앞두고, 여러분은 무엇을 생각하나요? ‘뜨개질’. 생각만 해도 따뜻한 실의 감촉이 전해지고 포근함이 밀려오지 않나요? “7년 전 정자동 한솔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하던 날, 옷깃을 여미고 복지관 식당으로 들어서는 어르신들을 본 순간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은 짠한 충동을 느꼈다”는 해솔봉사단 최양순 단장과 마음까지 아름다운 회원들을 만났다. 2012년 10월 한솔고등학교를 졸업한 학부모 다섯가족이 모였다.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지만 엄마들이 계속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최 단장은 큰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학부모 봉사단에서 임원과 단장으로 활동하며 한솔복지관 배식봉사, 도시락배달봉사를 했다. 1촌 맺기 어르신 말벗봉사를 함께했던 큰아이가 졸업을 하면서 분당노인종합복지관으로 배식봉사를 옮기게 됐다. 그날 할머니 모습이 뇌리에 남아 지워지지 않았고, 그래서시작하게 된 뜨개질은 어느새 50여 명 회원이 함께하고 있다. 처음 실을 사서 뜨개질을 시작했을 때는 한 달에 한개도 완성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선수가 됐다는 최단장. 조끼는 신체에 맞추려면 일일이 크기를 다르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회원들의 정성을 더 많이 전달할 수 있는 목도리를 뜨기로 했다. 그동안 모자, 장갑, 무릎담요, 목도리, 방석, 수세미 등 다양한 물건을 떠왔다. 바자회를 열고, 수익금으로 다시 실을 사고, 매년 5~6월부터 뜨기 시작해 겨울이 오기 전 어르신들께 전달했다. 지난해 자원봉사센터 우수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올해는 다행히도 지원을 받게 됐다. 어르신들의 깨끗한 잠자리를 위해 쉬 더러워지는 베개를 새로 만들어 드리기로 의견을 모으고 복지사와 함께 재봉틀에 대한 고민을 나눴다. 4대의 재봉틀이 마련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시간을 내서 짬짬이 베갯잇을 만든다. 솜을 넣어 완성한 베개와 목도리, 접으면 방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릎담요 등 200개가 넘는 해솔의 따뜻한 정성을 전달해 드릴 계획이다. 최명인(정자동) 씨는 “길에서 만난 어르신이 목도리색이 좋아하는 색이라고 자랑하실 때는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정윤아(정자동) 씨는 배식봉사는 했지만 뜨개질은 처음, 본인이 뜬 첫 작품 방석을 바자회에서 다시 구매해 딸에게 선물을 했는데 딸이 좋아해서 뜨개질한 첫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진영희(수내동) 씨는 “코바늘도 처음이지만 대바늘을 처음 만져 봤다. 떴다 풀었다하길 수차례 반복하지만 단장님은 나무라지 않았다. 화도 내지 않고 가르쳐 줬다.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다 보니 정도 깊어지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6개나 떴다고 자랑한다. 목도리는 대바늘을 사용하고 무릎담요는 코바늘을 사용한다. 목도리의 길이가 한 코 한 코 늘어날 때마다 해처럼, 솔처럼 변치 않는 해솔봉사단이 있는 한 따뜻한 겨울을 보내시겠지요? “어르신! 목도리가 낡으면 새로 떠서 드린답니다.”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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