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마다 주고받는 인사처럼 클래식음악계에도 매해 1월 1일이면 어김없이 열리는 음악회가 있다. ‘클래식 음악의 수도’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다. 세련되고 유려한 음향을 지녔다고 평가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빈 필)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연주하는 신년음악회는 전 세계인에게 보내는 신년인사일 뿐 아니라 희망과 우정,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회이기도 하다. 17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빈 필이 신년음악회를 하게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평화를 위협한 나치와 관계된다. 1939년 12월 31일 정오에 열린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특집 연주회>는 나치의 ‘국민계몽선전부장관’ 괴벨스의 지시로, 계속된 전쟁으로 지친 전방 군대의 사기진작을 위해 만들어졌다. ‘왈츠의 왕’이자 행진곡의 대가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음악으로만 구성된 음악회. 전쟁의 피폐함을 가리기 위해 선택한 요한슈트라우스 2세의 경쾌하고 흥겨운 곡들이 이제는 전세계에 밝고 행복한 새해인사를 전하는 전통으로 이어졌으니 과연 선동의 대가 괴벨스의 작품답다는 생각이 든다. <빈 필 신년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음악으로만 구성된 첫 신년음악회의 전통을 이어 대부분 슈트라우스 일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아버지인 <요한 슈트라우스 1세>, 아들이자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요한슈트라우스 2세>, 형제들인 <요제프 슈트라우스>와 <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 그 외에는 빈 출신 또는 빈에서주로 활동한 작곡가들의 작품 위주로 선곡된다. 독일 낭만음악의 전문가로 알려진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함께하는 도 오스트리아 빈 출신 작곡가 두 명의 작품 3개를 제외하면 앙코르 곡까지 모두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3박자의 춤곡), 폴카(2박자의 보헤미안춤곡), 갤롭(2박자의 빠른 춤곡), 행진곡, 오페라 서곡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앙코르 곡은 항상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끝을맺는데, 올해도 슈트라우스 2세의 폴카와 이 두작품이 앙코르 곡으로 연주된다. 앙코르 직전 또는 중간에 지휘자가 뒤돌아서 청중을 향해 “프로짓 노이야르!”라고 외치는 진귀한 광경이 벌어지는데 이것도 하나의 전통이다. 독일어로 ‘프로짓 Prosit’은 ‘건강’을, ‘노이야르Neujahr’는 ‘새해’를 뜻한다. 말 그대로 ‘건강한 새해’를 기원하는 인사다. <빈 필 신년음악회>는 40여개 국가에 실황 중계되며 전 세계 5천만 인구가 텔레비전으로 그 상황을 지켜본다고 한다. 올해는 빈 필의 정단원 13명이 1월 4일 한국을 찾아 빈에서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한다고 하니 좀 더 특별하다. 지구 반대편에서 음악으로 전하는 새해인사를 두번이나 받을 수 있는 2019년이기에 기쁨과 행복도 두 배인 한 해가 되길 기원하며 독자 모두에게 새해인사를 전한다. “프로짓 노이야르!”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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