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는 전통문화 계승발전에 이바지하는 전문인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공예명장을 선정한다. 2016년 ‘성남시 공예명장 1호’로 지승공예가 홍연화 씨가 선정됐고 격년 선정방식에 따라 올해는 옻칠 장인 장태연 (주)법촌공예 대표가 ‘성남시 공예명장 2호’로 선정됐다. 장태연(60) 명장은 16세에 나전칠기를 만드는 지인을 따라 일을 시작하면서 옻칠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문화재기능인 2767호로 지정되고 성남시 공예명장이 되기까지 그의 인생엔 꽃길도 굴곡진 길도 많았다. 18세에 성남에 정착하고 이후 1986년 야탑의 한 축사에 살림집과 공장을 차렸다. 목상감 방식으로 혼수함 세트를 만들어 백화점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때 혼수함에 낙관을 찍어달라는 요구를 받고, 고향 전북 임실군의 마을 이름 ‘법촌’을 호로 삼게 된다. 1993년 정식 사업자로 등록하고 자개상과 장롱, 다양한 소품 등을 만들었다. 재주가 좋고 성실해 배운 것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시도를 한다. 11자 방식의 접이식 교자상과 공예품 잠금장치 등의 특허도 가지고 있다. 당시 흔치 않던 목상감 기법으로 가구를 만들어 여러 가구회사에 납품하게 됐지만 IMF 사태로 부도를 맞는다. 집이 경매에 넘어갔지만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전국으로 제품을 팔고 다니며 갖은 노력을 했다. 이후 나무주걱, 젓가락 등 식기류에 옻칠을 해 판매했다.2005년 성남시 민속공예전시관 지하공방을 대여해 재기에 매진한다. 생협에 옻칠 주방용품을 납품했지만 초기에는 합성도료(카슈칠)와 차별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지금은 옻나무 진액인 친환경 천연도료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매년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옻칠 제품은 내구성이 좋고 방부성과 방수성, 방충성이 뛰어나 음식을 담으면 잘 부패되지 않는다. 2008년 분양받은 상대원동 아파트형 공장에 지금의 ‘법촌공예’가 자리잡고 있다. 명장은 “아직도 축사나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 공예품 생산공장이 많다. 아름다운 전통공예품을 깨끗한 시설에서 만들고 싶었다. 물건을 만드는곳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성남시 공예명장이 된 소감을 물었다. “전엔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예분야도 타이틀을 중시하는 시대다. 명장에 선정돼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지만 안타까운 맘도 있다. 진짜 장인은 시장에서 알아준다. ‘명장’ 타이틀이 없어도 진정 실력 있는 사람이 인정받고 대우 받기를 바란다.” 이어 “전통공예는 역사가 깊고 우수하지만 유럽의명품처럼 알려지지 못했다. 나전칠기를 세계적인 명품으로만들고 싶다. 나전칠기는 어떤 제품이든 만들 수 있다. 자개 디자인에 학생들의 창의력을 접목할 수 있도록 체험교실도 열고 강의도 하며 우리 전통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일본에 수출하고 영국의 조니워커에 한글·나전 위스키병을 수출하는 등 공예품 생산업체로는 보기드문 성과를 내고 있다. 공예는 자동화 설비가 아닌 오롯이 손 기술력과 창의력으로 이뤄진다.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를 매료시킬 옻칠공예 장태연 명장의 준비는 이미 끝났다. ㈜법촌공예 031-736-2767 취재 나안근 기자 95nak@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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