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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에 찾아온 반가운 겨울 철새, 청도요

위장의 천재… 바운스 춤추며 먹잇감 사냥하는 고독한 청도요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1/04 [16:5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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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귀한 새로 알려진 겨울철새 청도요가 성남 낙생저수지에 찾아왔다.

청도요는 우리나라에서는 적은 수가 중부 이남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철새이자 나그네새다.

    

청도요는 중국 서북부, 시베리아 동남부와 몽골 북동부 등지에서 번식하며 한국, 중국 남부, 일본, 보르네오섬 등지에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아메리카나 유럽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새다.  청도요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의 분포 현황과 월동 개체수가 자세히 알려진 바 없다.

 

 

매서운 추위에 개울이 대부분 얼지만 얼지 않고 물이 흐르는 산간계곡이나 여울 낀 개울에 청도요는 머문다.

 

몸길이는 약 30㎝로 머리 중앙에 흰색의 불규칙한 선이 있는 청도요는 진한 갈색의 낙엽과 같은 보호색을 띠고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쌍안경의 도움 없이는 여간해서 찾기 어려우니 완벽한 위장색을 가진 새다. 인기척이 나면 움직이지 않고 숨을 죽인 채 270도를 볼 수 있는 툭 튀어나온 눈을 가지고 주변을 경계하며 살핀다. 그래서 청도요를 관찰하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고 조운(鳥運)이 있어야 한다. 

 

 

청도요가 머무는 개울에는 낙엽이 떨어져 쌓여 있고 그 낙엽 사이에 청도요의 먹잇감들이 숨어 있다.

    

강도래 같은 수서곤충과 가재 같은 물속생물을 먹고 사는 청도요는 본격적으로 사냥을 시작하면 몸을 움찔움찔 거리며 위 아래로 흔든다. 다리를 쉼 없이 위 아래로 흔들며 물속의 낙엽을 헤집고 부리로 쑤시며 숨어 있는 작은 곤충을 잡기 위한 동작이다.

    

청도요는 먹이 사냥에 유리하도록 부리가 휘어지며 사냥한 가재를 먹을 때는 크고 딱딱한 앞다리는 떼놓고 먹는다고 한다. 사냥을 마치고 나면 청도요는 다시 개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변을 경계하며 휴식에 들어간다.

 

청도요의 영어 이름인 ‘외로운 도요새’(Solitary Snipe)에서 알 수 있듯이 청도요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새다. 매서운 추운 겨울에 홀로 먹이를 찾는 모습은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청도요는 위장의 천재이자 고독한 사냥군이라고 불린다.

 

  

차가운 겨울 개울 물속에 발을 담그고 사냥하며 살아가는 청도요 같은 새들은 사람과 달리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 물에 사는 새의 몸통과 다리를 잇는 관절에는 ‘윈더 네트’라는 특별한 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윈더 네트는 차가운 피와 더운 피를 교환해 주는 일종의 열교환장치다. 여기에서 다리에서 심장으로 가는 차가운 피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심장에서 오는 피는 적당히 차가워져 발끝으로 가기 때문에 동상에 걸릴 염려가 없다고 한다. 

    

날씨가 추워 계곡물이 얼면 청도요는 얼지 않은 곳으로 이동해 먹이활동을 한다. 성남에서는  수질이 깨끗하게 유지돼 청도요의 먹잇감이 살고 있는 낙생저수지 인근 개울, 사기막골 계곡, 동막천 남한산성계곡에서 관찰된다.

    

청도요가 이번 겨울에도 찾아온 것이 반갑다. 내년에도 그 후에도 청도요가 찾아올 수 있도록 성남시와 시민들이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물속 생물들이 살아가는 생태환경을 만들어가길 기대해본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