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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설] 2월 입춘과 우수 오신채로 몸 깨우고 아홉자리로 마음 다잡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1/23 [15:5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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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중앙공원 내 수내동 전통가옥     © 비전성남
 
2월의 절기는 ‘입춘’과 ‘우수’다.

양력 2월 4일 입춘에는 대청소를 하고 입춘방을 붙이고, 오신채를 먹으며 몸을 깨웠다. 파,마늘, 자총이, 달래, 유채, 부추 등 맵고 향이 강한 다섯 채소를 먹었는데 이것을 오신채라 한다. 우리 조상들은 매운 맛에 움츠러든 몸이 깨어나고 정신이 번쩍 든다고 여겼다.

농사철을 앞둔 조상들은 입춘에 ‘아홉자리’라는 풍속을 지켰다. 아홉자리란 맡은 일을 무엇이든 아홉 번 한다는 뜻이다. 나무꾼은 나뭇짐을 아홉 번 지고 새끼를 꼬는 노인은 새끼를 아홉 발 꼰다. 여자 아이는 나물을 아홉 바구니 가득 뜯고, 밥도 아홉 번 먹었다. 그렇게 해야 한해 내내 복이 이어진다고 믿었다. 조상들에게 아홉은 한 자릿수 가운데 가장 큰 수로 ‘많다’는 상징을 갖고 있었다. 입춘에 아홉자리를 지키는 것은 바쁜 농사철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부지런히 일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마음을 다잡는 봄맞이의 하나였다.

입춘에는 밭에서 자라는 보리를 뽑아 뿌리를 보고 그해 농사를 점치는 풍속도 있었다. 뿌리가 세 갈래 이상이면 풍년, 한 갈래나 뿌리가 없으면 흉년이 들 것을 염려했다. 이는 땅의 기름기가 있고 없음을 미루어 헤아려 보는 것으로 밭에 기름기가 없으면 곡식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을 뿌렸다.

24절기 두 번째 절기인 우수 무렵에는 추위가 풀리며 제법 봄기운이 난다. 우수는 빗물이란 뜻으로 추위가 풀려 눈과 얼음, 서리가 녹아 빗물이 되고 땅에는 초목의 새싹이 난다. 이 시기는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이기 때문에 조상들은 한 해 농사계획을 세우고 농사에 쓸 좋은 씨앗을 골랐다.

입춘과 우수 사이 대보름 즈음에 우리 조상들은 논둑과 밭둑에 불을 지르는 쥐불놀이를 했다. 쥐불놀이를 하면 마을에 붙어살던 잡귀가 물러가 마을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논둑과 밭둑에 불을 놓으면 농사에 해를 끼치는 들쥐와 해로운 벌레, 잡초의 씨앗이 사라진다. 타고 남은 재는 거름으로 쓰여 논밭을 한결 기름지게 한다.
 
입춘과 우수, 농사철을 앞둔 농부의 마음으로 묵은 것을 태우고 활기찬 한 해를 맞이하는 마음을 다져보자.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