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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독서 릴레이 ③ 일하는학교] “누군가의 열정에는 열정으로 응할 것”

《배를 엮다》 - 일, 열정, 사람, 관계에 대하여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2/22 [14:2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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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는학교 최홍준 선생님, 이정현 사무국장, 안예지 선생님, 김지영 교육팀장, 박진희 선생님, 배영선 선생님    © 비전성남
 
▲≪배를 엮다≫, 미우라 시온 지음, 은행나무 펴냄     © 비전성남
 
“니시오카에게 사전편집부는 직장일 뿐이고 아라키와 마쓰모토 선생에게는 꿈과 신념을 실현하는 곳이죠. 니시오카는 능력도 뛰어나고 열정적인 마지메가 오면서 초조해 하지만, 마지메의 능력과 열정이 경쟁심이 아니라 순수하다는 걸 알게 되죠. 또 마지메가 니시오카를 편집부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정해요. 니시오카에게 그런 진심은 처음이죠.
그동안의 복잡했던 감정을 정리한 니시오카는 자신이 할 일은 동료들의 열정을 지원하면서 사전이 세상에 무사히 나오도록 하는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동안 이해할 수 없지만 부러웠던 열정의 세계를 상상하며 자신의 역할에 전력을 다하겠다 하죠. 마지메처럼. 상대의 능력과 역할을 존중하면서 자기 자리를 찾는 것도 능력이고 힘이라고 생각해요.”
 
성남시민 독서릴레이 세 번째 책으로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를 추천한 ‘일하는학교’ 김지영 교육팀장의 말이다.
 
‘배(舟)’와 ‘엮다(編)’의 조합이 어색하지만 재밌다. 배의 정체는 《대도해(大渡海)》라는 사전, ‘말의 바다를 건너는 데 어울리는 사전을 엮자’는 의지를 담았다. 오랜 기간과 많은 비용이 드는 사전 만들기. 회사는 대도해 편찬을 여러 번 중단하지만 사전편집부원들은 말과 사전에 대한 열정으로 묵묵히 견디며 15년 만에 대도해를 세상에 내놓는다.
 
성남시민 독서릴레이를 위해 김 팀장과 일하는학교 네 명의 청년 선생님, 이정현 사무국장이 모였다.《배를 엮다》를 읽은 박진희최홍준 선생님에게 소감을 물었다. 박 선생님은 “니시오카는 마지메의 열정을, 마지메는 니시오카의 일을 풀어가는 능력과 격의 없음을 부러워하죠. 부러움이 시기와 질투로 이어지지 않고, 서로 닮으려는 노력으로 발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마지메처럼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선생님들은 “유전자다. 타고 나야 한다”, “주위의 환경도 중요하다.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한다”고 한다. 기자는 새로움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이나 새로운 상황, 일상의 변화를 겪는다면 그 일에 빠지지 않을까?
 
독서릴레이 두 번째 책 《언어의 온도》를 읽은 안예지·배영선 선생님. 안 선생님은 ‘그냥 한번 걸어봤다’를 읽고 오랜만에 외할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렸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반가움과 걱정이 섞인 할머니의 목소리가 마음을 울린 듯하다. 배 선생님도 ‘더 주지 못해 미안해’를 읽고 늘 그렇게 주면서도 미안하다고만 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했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던 이정현 사무국장은 “일하는학교에 찾아오는 청년들 중에 우리가 해준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 친구들이 있다. 말 한마디의 힘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일하는학교는 20대 청년들의 자립과 진로를 돕는청년진로학교로, 다양한 일경험과 진로멘토와의 만남 등을 통해 직업역량을 키우고 자신의 꿈과 개성에 맞는 일과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배를 엮다》에서 일하는학교에 데려오고 싶은 인물은 누구일까? 김 팀장과 박진희 선생님 모두 대도해의 감수를 맡은 마쓰모토 선생이라 한다. 반평생 넘게 말과 사전에 열정을 쏟는 마쓰모토 선생은 대도해의 밑그림을 그렸지만 깊게 개입하지 않는다.
사전편집부가 흔들리지 않고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다. 개성이 뚜렷한 사전편집부원들을 포용하고 하나로 모이게 한다.
 
최홍준 선생님에게 책이야기의 소감을 물었다.
“빨리 읽었는데 이렇게 오가는 이야기를 들으니 책내용과 느낌이 정리된다”고 한다.
 
김지영 팀장은 정신장애인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정신재활시설 고운누리 이성실 사회복지사에게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배를 엮다》를 선물한다. 마지메의 뜻은 ‘성실함’. 책을 읽다 이 설명을 발견할 이성실 사회복지사의 표정이 궁금하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성남시민 독서 릴레이
① 은수미 성남시장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
② 보육교사 노희지 ≪언어의 온도≫ →
③ 일하는학교 ≪배를 엮다≫ → ④ 사회복지사 이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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