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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와 성장을 위한 독서힐링

서현도서관, 도서관주간 성인 문화강좌 열어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4/16 [20:0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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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월요일 오전 10시, 성남시 서현도서관에서 성인을 위한 문화강좌가 도서관주간(4.8~4.18) 행사의 하나로 열렸다.
 
‘치유와 성장을 위한 독서힐링’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강좌는 장영진 독서심리상담전문가와 함께했다. 삶에서 겪는 문제와 갈등을 책과 대화로 해결한 후 얻는 ‘긍정적 힘’과 ‘마음의 위로’를 이야기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

    
▲ 강좌를 맡은 장영진 독서심리상담전문가     © 비전성남

    

장영진 독서심리상담전문가

    

장영진 강사는 독서심리상담전문가로 현재 사단법인 한국심성교육개발원 독서치료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서치료사, 독서심리상담사, 전문상담사, 진로상담사, 군상담사, 정신보건상담사, 자살방지교육사, 미술치료사, 학습상담사, 교류분석상담사.

 

이 밖에도 치료와 상담에 관계되는 자격증은 거의 갖고 있는 장영진 강사는 성남시 중앙도서관과 구미도서관, 중원도서관, 분당도서관에서 독서치료와 독서논술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오랜 기간 상담·치료사로 활동한 만큼 수많은 상담과 치료 사례를 알고 있는 장영진 강사는 이날 강연에서 일부 사례를 공유하며 삶의 문제 극복과 치유, 긍정의 힘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 삶이 곧 독서다.     © 비전성남

    

삶 자체가 책이다

    

장영진 강사는 정민 작가의 《미쳐야 미친다》(2004, 푸른역사) 중 ‘삶이 곧 독서인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서현도서관 이 장소로 온 것 자체가 독서다. 무엇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는가? 호기심, 학문적 욕구, 삶의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과 욕구로 이곳에 왔으리라 예상된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내 심리상태는?

    

책은 인간의 삶과 역사를 기록하기에 인간의 삶과 관계된 모든 것이 곧 책이라는 철학을 풀어낸 장영진 강사는 내 마음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그림 하나를 스크린에 띄웠다.

    
▲ 움직이는 그림     © 비전성남

    

“왼쪽 그림을 보세요. 어떻게 보이나요?”

    

세 개의 원기둥이 맞닿은 부분이 움직인다는 시민이 많았다. “혹시 전혀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 분~?” “안 움직이는데요.”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에게는 고정돼 보이는 그림이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는 세 원기둥이 맞물려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 사진이 말해 주는 나의 심리상태     © 비전성남

 

“제가 사진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사진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쓸쓸해 보여요.” “평화로운데요.”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같은 사진에도 다른 감정을 갖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답이 나온다고 한다.

    

“저는 이 사진을 보면 ‘오늘 할 일을 끝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모든 아버지들의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자연은 늘 아름답게 제 생명을 피워나간다는 생각도 들고요.”

 

상담사로서 고통과 스트레스 속에서 긍정과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 싹을 틔우는 장영진 강사의 답이었다.

    

첫 번째 만남

나를 변화시키는 가족의 힘

    

장 강사는 알코올중독자 모임에서 만난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 줬다. 젊은 시절 괴로움을 잊기 위해 마시던 술은 용기를 줬지만 어느 순간 술은 폭력으로 이어졌고 가족을 이룬 후 그 폭력의 대상이 아내와 아들이 된 아버지.

    

군 입대 전 아들이 술을 들고 찾아왔다.

    

그 순간 아버지는 세 가지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고마움, 미안함, 부끄러움. 알코올 중독자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버지로 존중해 주는 아들에 대한 이 감정들은 아버지를 변화시켰다. 아들이 제대하는 날, 아버지는 더 이상 알코올중독자가 아니었다.

    
▲ 이혜란 작 《우리 가족입니다》     © 비전성남

    

첫 번째 책

우리 가족입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단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의 변화가 이뤄진다고 설명한 장 강사는 ‘가족의 힘’을 그려낸 책 하나를 소개했다. 이혜란 작가의 《우리 가족입니다》(2009, 보림)는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한 아이의 이야기다.

    
▲ 우리 가족은 넷입니다.     © 비전성남

    

시작은 이렇다. “우리 가족입니다. 엄마, 아빠, 나, 동생 이렇게 넷입니다.” 어느 날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함께 살게 되면서 가뜩이나 힘겨운 삶은 더 큰 무게로 다가온다.

    
▲ 할머니를 업은 아빠의 뒷모습     © 비전성남

 

치매 걸린 할머니가 버거울 만도 하지만 아빠는 “엄마니까”라며 할머니가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말에 “안 돼”라고 단호히 말한다.

    
▲ 아빠를 업은 주인공     ©비전성남

    

이야기는 이렇게 끝난다. “우리 가족입니다. 엄마, 아빠, 나, 동생, 할머니 이렇게 다섯입니다.”

    

가족은 상처인가 구원인가? 장 강사는 “부모 때문에 힘들었더라도 한 가지 변할 수 없는 사실은 그들이 내 부모라는 것“이라며 부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두 번째 만남

문제해결의 열쇠는 내 안에 있다

    

다음 사례는 남편 파산과 불화로 우울증에 걸린 한 주부의 이야기다. 남편의 파산으로 단칸방으로 이사한 주부는 우울증으로 짐도 풀지 않은 상태로 죽고 싶은 생각만 든다. 상담을 맡은 장영진 강사가 물었다.

    

“죽고 싶다 했는데 죽지 않고 이곳에 온 이유가 뭔가요?” 아들 둘 때문에 죽을 수가 없다는 주부에게 장 강사는 과제를 냈다. “소중한 아들 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두 가지를 해오세요.”

    

다음 상담에 온 주부가 말한다. “3개월 동안 안 푼 짐을 풀고 방 정리를 했어요. 그러고 나니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고맙다고 하네요.” 

    

15회 상담 과정 동안 과제를 잘 해온 주부는 결국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한다. 과제를 내 준 건 장 강사이지만 어떤 과제를 할지 정한 건 주부다. 장 강사는 말한다. “문제 안에 답이 있다. 과제를 잘 하려면 동기가 필요하다. 그 동기는 즐거움과 소중함이라는 양념이 가미돼야 한다.”

    
▲ 매튜 존스톤 작 《굿바이 블랙독》     © 비전성남

    

두 번째 책

굿바이 블랙독

    

우울증을 앓았던 영국의 전 수상 윈스턴 처칠이 자신의 우울증을 ‘블랙독 (black dog)’이라 불렀다고 한다. 18년 동안 우울증을 앓은 저자 매튜 존스톤은 우울증을 극복하는 비법을 책 《굿바이 블랙독》(2007, 지식의날개)에 털어놨다.

    

1. 몸을 움직여라(운동)

2. 마음의 평온을 유지해라(명상과 요가)

3. 긍정의 힘을 끌어내라.

    

우울증은 부정성의 발현이기에 나를 살아있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찾아내 내면의 긍정성을 끌어내야 우울증이 극복된다고 한다.

    

세 번째 만남

죽음과 상실에서도 의미를 찾아라

    

마지막 사례는 자식을 잃은 공황장애를 가진 어머니 이야기다. 엄마의 도움으로 아빠 차를 빌려 타고 나갔던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본인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자책감에 힘들어하는 어머니에게 장 강사는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떠난 아들을 대신해 유언을 편지로 써오라고 했다.

    

다음 만남에서 두 장의 편지를 들고 온 어머니. 아들을 대신한 편지를 쓰기 전 아들에게 먼저 편지를 쓰고 싶었다는 어머니의 편지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로 시작되는 편지는 엄마를 아껴 준 아들에 대한 고마움, 본인 때문에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미안함, 곧 아들의 곁으로 가겠다는 마지막 말로 채워진 편지였다.

    

두 번째 편지는 아들을 대신해 어머니가 쓴 아들의 유서다. “엄마 사랑해요”로 시작한 편지는 엄마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는 말과 아빠를 설득하고 내 편이 돼 줘서 고마웠다는 말이 들어 있었다. 아들의 소원은 엄마가 꿈을 이뤄 엄마처럼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사가 되는 것이라고. 편지의 마지막은 아빠와 동생을 잘 챙겨달라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였다.

    

편지를 쓴 후 어머니는 자책감으로 죽으려던 생각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장 강사는 죽음과 상실을 맞닥뜨렸을 때 충분한 애도가 있어야 놓아줄 수 있다고 충고한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저 《인생수업》 (2014, 이레)     © 비전성남

    

세 번째 책

인생수업

    

《인생수업》(2014, 이레)이라는 책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남긴 가르침이다. 그들의 공통된 말, “지금 하라!” 사소한 일들은 놔두고 생의 마지막 순간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을 지금 하라는 뜻이다. 죽음을 앞두고 좀 더 사랑할 걸, 좀 더 즐기며 살 걸, 좀 더 나누고 베풀 걸 하며 후회하지 말고.

    

삶의 고난과 스트레스를 다른 눈으로 보면 기회일 수 있다. 인식전환의 과정을 통해 부정성을 변화의 기회로 만들기를 바란다는 장영진 강사는 “강의 내용 중 하나라도 가져가시면 강의는 성공”이라며 강좌를 마쳤다.

    

가슴 아픈 사례들과 그 극복기에 안타까움의 눈물과 기쁨의 탄성을 내뱉던 시민들은 강연이 끝나고 장영진 강사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두 시간의 강연 동안 치유와 긍정의 힘을 전한 장영진 강사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한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