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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이야기] 태양의 꽃, 해바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8/24 [15:3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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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는 국화과에 속하는 일년생 식물이다.
 
약 2000~3000년 전 북미 인디언이 식량작물로 해바라기를 재배하기 시작한 이후, 콜럼부스에 의해 1510년 스페인으로 건너갔고, 1600년대 후반에 러시아 땅에 전해졌다.

해바라기유는 사순절 금식 기간에도 허용된 몇 안 되는 기름으로 러시아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식용유이기도 하다.
 
러시아 표트르 대제가 해바라기를 들여올 때 공교롭게도 종교적 금식일에 기름기가 있는 식물을 금지하는 칙령이 내려졌는데 해바라기는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지목록에 올라가지 않았다.
 
그 덕분에 해바라기 씨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금세 인기를 얻게 됐다고 한다.
 
개화기에 한국에 들어온 해바라기는 번식력이 강해서 각처에서 잘 자란다. 물에 잘 뜨는 소재인 코르크보다 해바라기 줄기가 더 가벼워 물에 더 잘 뜬다는 사실이 발견돼 이 소재를 사용해 구명대와 구명조끼를 만들었다.
 
1912년 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에서 승객 일부가 살아난 것은 바로 해바라기 덕분이다. 

신기하게도 해바라기에는 미학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황금비가 곳곳에 숨어 있다.
 
해바라기꽃에 박힌 씨앗들은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의 나선이 있는데, 한쪽 방향으로 233개, 다른 방향으로는 144개 씨앗이 있다. 그런데 이 두 수의 비가 바로 황금비다.
 
더구나 황금비를 각도로 변환했을 때의 각인 약 137.5도 역시 해바라기와 줄기에 붙은 잎에서 관찰되는데 잎이 황금비의 각도로 가지에서 자랄 경우 어떤 나뭇잎도 일렬로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는 커다란 한 송이의 꽃으로 알지만 해바라기꽃을 한 송이로 이해하면 안 된다. 원판의 가장자리에는 한쪽으로 납작한 혀 모양을 한 꽃(설상화)이 달려 있고, 안쪽으로는 아주 작은 꽃잎이 달린 통꽃(관상화)이 모여 있다.
 
해바라기꽃은 매우 작은 수많은 꽃이 모여 커다란 하나의 꽃차례를 만들고 있다.

한자로는 향일화(向日花)라고 불리는 해바라기는 해를 따라 움직이며 해만 바라본다고 해서 해바라기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해바라기는 필요한 양분을 광합성을 통해 얻으려고 녹색 꽃봉오리와 줄기와 잎의 끝부분만 해를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고, 꽃이 피면 무겁고 커다란 꽃차례는 대부분 남쪽을 향해 움직이지 못한다.
 
꽃이 활짝 핀 후에도 줄기와 잎의 끝부분은 계속 해를 향해 동서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치 거대한 해바라기꽃이 해를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남쪽을 향하는 해바라기꽃은 낮 동안 해와 마주하고 있으니 따뜻하게 데워져 곤충들이 몰려들게 한다.
 
만개한 해바라기를 살펴보며, 몸과 마음의 휴식도 얻고 해바라기꽃 감상에 빠져봐도 좋을 것 같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