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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흐르는 선율] 이장욱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 슈만 <환상소곡집, 작품번호 12>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3/23 [15:23]

 
4월을 맞이하는 3월 끝자락, 따사로운 햇살이 몰고 오는 몽롱함 속 잠깐의 방심이 우리를 꿈속으로 이끌 것 같은 이 계절, 잠시 꿈을 꾸듯 읽어도 좋을 소설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과 그 속에 흐르는 클래식 음악, 슈만<환상소곡집, 작품번호 12>를 소개한다.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장욱 작가의 단편소설집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문학동네, 2019)의 표제작이다.

무명 시인인 ‘나’와, 어디에도 실리지 못하고 반려된 나의 시를 자신의 “호흡과 감각”으로 업그레이드해 블로그에 올려놓는 ‘그녀’. 이 두 사람의 이야기인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은, 시라는 매개체를 통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존재 구분의 모호성을 이장욱 작가가 자신의 독특한 필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쓰이기 이전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내 시의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그녀’. 그녀의 블로그에 올라온 나의 시들이 미세한 변화를 시작으로 “내가 쓴 적이 없는 나의 시”로 변모하기까지, 그녀에 의해 점점 더 넓고 다양해지는 나의 시 세계를 목도하는 ‘나’. 비현실적인 나와 그녀의 관계 외에 소설의 환상적 분위기를 더하는 또 한 가지 요소는 소설 전반에 걸쳐 들리는 음악, “슈만의 환상 소곡집”이다.
 
독일 환상문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호프만의 단편 모음집 『칼로의 수법에 따른 환상 소품집』에서 영감 받아 이름 붙여진 슈만의 <환상소곡집>은 표제를 지닌 여덟개의 소품으로 구성된 피아노곡이다.
 
각 소품의 제목인 “석양”, “비상”, “왜?”, “변덕”, “밤에”, “우화”, “꿈의 얽힘”, 그리고 “노래의 종말”에서 드러나듯이, <환상소곡집>은 때로는 저녁노을의 우수를, 때로는 솟구쳐 오르는 욕망을 노래하며 곡 전체에 걸쳐 상반되는 두 성격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당시 연인이던 클라라를 “나의 영혼”, “보다 나은 나”라칭하며 찬미의 노래를 부르던 슈만의 모습에, 소설 속 그녀를 “내 영혼의 연인”, “나보다 더나 자신에 가까운 사람”이라 부르는 ‘나’의 모습이 오버랩 돼 보인다.
 
나와 그녀, 슈만과 클라라, 활자와 음표들이 묘하게 뒤얽힌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과 함께 독자들도 기분 좋은 나른함 가득한 이 봄, 환상의 세계에 빠져보길 바란다.
 

▲ 유튜브 연결     © 비전성남



유튜브에 ‘비전성남 책속선율 에이프릴마치의사랑’을 입력하면 관련음악과 영상을 찾을 수 있다. 책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보유 도서관은 중앙·중원·수정·복정·구미·서현·판교·해오름·판교어린이 도서관이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