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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작가 ‘재美난장’ 展

함께여는청소년학교 첫 미술전시회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12/19 [13:3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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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전시 '재美난장'을 여는 함께여는청소년학교 학생과 교사

 

동네작가

김수진, 손명균, 손현지, 송연서, 송재은, 신동매,

염수진, 오일화, 용은솔, 윤다영, 이다은, 이진영, 이하나

주우죽, 최한필, 황가화

 

작품을 준비하며 매번 하는 얘기가 망했다” “안돼요” “못해요이었지만 아이들은 계속 조금 덜 망하기 위해노력하고, 나를 불러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손끝은 야무지게 변했고 마지막까지 조금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고맙고 예쁘게 보였다.

강은석 좀 더 나은 실패를 위한 도전

 

1217일 오후 SNS에 함께여는청소년학교 지역아동센터(센터장 오일화, 이하 함청)의 첫 미술전시 <난장> 소식이 올라왔다.

 

동네작가라는 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작품들이 궁금해 퇴근하자마자 전시가 열리는 이매동 이매문고 갤러리 매화나무두그루로 갔다. 교사들은 작품을 전시하느라,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하느라 시끌벅적 분주하다.

 

▲ '제3자' 송재은

 

오일화 센터장이 제일 먼저 소개하는 작품은 송재은(이우고3) 학생의 3’. 송재은 학생은 큰 사이즈의 캔버스가 생각보다 어려워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시도와 멈춤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그려나가길 3, 결국 완성했다.

 

성취감과 해방감도 컸다. 전시회를 앞두고는 전시장에 걸려도 되는 건지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3는 어두운 산과 바다 위에서 밝게 빛나는 달이자 자신이라고 한다.

 

▲ 무제(오른쪽 위에서 두 번째). 용은솔

 

송재은 학생이 친구 용은솔(이우고3) 학생을 소개한다. 용은솔 학생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생각이 사라지고 머리가 비워진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신을 떠올려보면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회를 여는 지금은 뿌듯하다.

 

▲ 형, 누나, 친구들의 전시를 축하하는 함청 학생들

 

함께하는 형, 누나, 친구들의 전시를 축하하러 온 표승우(풍생중3), 염종현(성일중3), 박광윤(성남중1) 학생은 열심히 그려서 전시회까지 여는 게 멋있다며 축하했다.

 

▲ '나'(오른쪽 첫번째 채색작품) 이하나

 

바다를 많이 좋아한다는 이하나 학생(성일중3)은 바다를 바라보는 자신을 그렸다(<>).

 

이하나 학생은 처음 할 수 있을까? 못 그리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그러나 못해도 함청 선생님들이 다 이해하고 받아줄 것이라서 시작했다. 이제는 두세 시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그림에 집중하고, 큰 그림에도 도전하고 싶다.

 

친구 유지인(성일중3) 학생은 하나가 정말 집중을 잘하고 주도적이다. 포기하지 않고 완성해서 대견하고 축하한다고 했다.

 

▲ 함청에서 미술 수업을 맡고 있는 강은석 교사

 

미술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 대부분이 망설이고 걱정했다.

 

강은석 교사는 “‘안 그려봤어요, 안 해봤어요라는 아이들이 많았다. 해보면 된다, 문제될 것 없다고 했다. 한 번 두 번 그려보면서 누구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인데 본인들은 기회가 없어서 못 해봤던 것뿐이라는 걸 이해하고 자신감을 가지면서 그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 함청 교사와 학생(왼쪽부터 황가화 학생, 주우죽 학생, 함청 교사)

 

▲ 함청 교사들

 

함청은 미술수업을 시작하면서 전시회는 전혀 예상을 안 했다. 재료를 도화지에서 캔버스로 바꿔봤더니, 학생들이 자신의 그림이 작품이 된다는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교사들은 전시회를 할 수도 있다는 목표를 심어줬다.

 

학생들의 작업이 점점 달라지면서 그림도 한 점 두 점 늘어나고, 태도도 진지해졌다. 이렇게 스스로의 변화와 성장, 학생과 교사의 든든한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가 이번 전시다.

 

▲ 딸의 첫 전시를 축하하는 주우죽 학생 엄마(왼쪽)

 

주우죽(성남중2) 학생의 엄마는 딸의 그림을 보고 놀랐고 감동했다. 주우죽 학생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스트레스가 풀린다.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본다는 것이 기분 좋다.

 

▲ 왼쪽부터 오일화 센터장, 송재은 학생, 용은솔 학생, 이매문고 전경자 대표

 

함청 교사들은 학생들을 동네작가라고 했다. ‘동네라는 말의 친근함, 따뜻함이 그림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감을 사라지게 하고 서로 함께 울고 웃고 화내면서 같이해야 예술도 의미가 있다는 뜻이 담겼다.

 

화가이기도 한 이매문고 전경자 대표는 학생들의 작품이 예상보다 뛰어나서 감동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뿌듯하다고 했다.

 

학생들과 그림을 함께 그리고 전시도 하는 오일화 센터장은 이번 전시를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고 깨달은 것을 공유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미술실에 갇혀 있던 것을 세상에 꺼내놓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즐거운 일인지 알면 좋겠다. 성취감, 뿌듯함을 넘어서 세상과 만나는 소통의 길을 내는 거다. 아이들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였다는 것, 그 결과가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림으로 한 단계 성장한 학생들과 함께여는청소년학교는 앞으로 도자기, 목공예, 사진도 해 볼 생각이다. 더 많은 성장과 이야기가 담길 두 번째 난장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대한다.

 

▲ 함께여는청소년학교 첫 미술전시 '재美난장'

 

<난장>

언제: 2021.12.17.~12.31, 10:30-20:30

어디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440, 지하 1층 이매문고 갤러리 매화나무두그루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