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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이야기]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2/24 [10:4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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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세페 베르디(사진출처: 위키피디아)     

 

올해는 3·1절 103주년이 되는 해다. 일본제국주의에 항거해 대한독립을 선언한 3·1만세운동을 기리는 3월을 맞아, 외세 침략에 맞선 민족정신이 담긴 오페라 <나부코>를 소개한다.

 

<나부코(Nabucco)>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의 초기 오페라로, 바빌로니아 왕 나부코와 바빌로니아 제국의 노예가 된 히브리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탈리아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19세기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 지배하에 있던 북이탈리아를 되찾고 분열된 지역들을 하나로 통합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고 있었다.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가 1842년 밀라노에서 초연되자, 외세에 대한 저항정신과 국가 통일운동의 열기가 고조되던 시기 이탈리아인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오페라로 평가받은 <나부코>는 그 인기가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나가 이탈리아인들의 대대적 사랑을 받는다.

 

오페라 3막 2장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바빌로니아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기고 노예가 돼 끌려온 히브리인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다.

 

‘가라, 상념이여. 금빛날개를 타고’로 시작하는 이 합창은 유프라테스 강둑에 앉은 히브리 노예들이 아름다웠던 조국의 강과 산을 떠올리며 조국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 조국을 빼앗긴 운명에 대한 비통함, 고통을 이겨낼 힘을 기도하는 마음을 담아 부르는 노래다.

 

당시 이탈리아 통일운동인 리소르지멘토(Risorgimento) 이념에 심취한 이탈리아 국민들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이탈리아 제2의 국가(國歌)로 여기며 합창 속 ‘오 아름다운 내 조국’을 외치며 이탈리아 통일을 꿈꿨다.

 

바빌로니아로 끌려가 약 70년 동안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자신들의 민족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히브리인들의 모습에서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끊임없이 저항하며 죽음도 불사하고 독립을 외쳤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작품이다.

 

4막의 오페라 <나부코> 전체 연주시간은 2시간이 조금 넘는다. 아직 오페라 전체 감상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과 함께 7분 정도 되는 오페라 전주곡(Overture) 감상을 추천한다. 오페라 전체에 나오는 주요 주제들이 담겨 있어 오페라 전반의 흐름을 알 수 있다.

 

▲ 유튜브 연결     

※ 유튜브에 ‘비전성남 오페라이야기 나부코’를 입력하면 오페라 <나부코> 전체 영상과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영상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