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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이야기] 희망과 행복의 상징인 반가운 여름 철새, 파랑새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2/05/23 [16:49]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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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판교환경생태학습원 오영조     

 

탄천의 태평습지원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게-게-게-게” 또는 “깩-깩-깩-깩” 하는 소리가 들려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 그런데 물 위의 오리가 아닌, 먼 나무 꼭대기나 전깃줄에 앉아있는 새가 그 울음소리의 주인공이다. 여름 철새 파랑새다.

 

파랑새는 까치보다 조금 작은 전체 길이 25cm 내외의 체구에 부리와 발은 산호색을 띤 붉은색이며 날개 아래에 흰색 무늬가 있는 새다.

 

몸이 파랑색보다는 어두운 녹청색에 가깝고 머리와 꽁지는 검은색을 띠다 보니 밝은 파랑색의 파랑새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파랑새를 보여주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어떤 사람은 파랑새의 외모가 무섭게 보인다고도 한다.

 

파랑새는 동학농민운동을 이끈 전봉준 장군과 얽힌 민요에 등장하며 “새야새야 파랑새야 녹두꽃에 앉지 마라”에서 파랑새는 일본군으로 해석된다.

 

파랑새는 전봇대나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있다가 날아다니는 곤충들을 잡아서는 원래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어, 낮은 나무나 녹두꽃이 핀 밭 같은 평지에 앉지 않는다.

 

아마도 습성보다는 어두운 청록색의 파랑새가 무섭게 느껴지는 특징 때문에 일본군으로 비유된 것이 아닐까.

 

파랑새는 5월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러시아 연해주 등 동북아시아로 번식을 위해 날아오는 여름 철새로 주변에 하천이나 저수지 등 깨끗한 물이 있는 숲에서 머문다.

 

파랑새는 매우 세력권이 강한 새로, 딱따구리, 올빼미, 까치의 비어있는 둥지를 이용해 번식한다. 마땅한 번식 둥지를 지을 나무 구멍이 없으면 까치집을 빼앗아 보금자리로 삼기도 하고, 같은 여름 철새인 꾀꼬리와 둥지를 이웃하면 자주 싸우기도 한다.

 

성질이 사납다고도 할 수 있는 파랑새지만 짝짓기를 위해 수컷은 암컷에게 부지런히 먹이를 선물하며 구애한다고 알려져 있다.

 

둥지를 마련하면 3~5개 알을 매일 1개씩 낳아 22~23일 동안 알을 품고, 새끼는 약 20일 동안 암수가 함께 기른다.

 

특이한 점은 둥지 밖으로 나온 새끼를 부모가 둥지 주변에서 15일 정도 살피며 새끼가 완전히 자립할 때까지 돌봄 기간을 거친다는 것이다. 부부 금실 역시 매우 좋아 먹이사냥을 할 때나 휴식을 취할 때 부부가 함께하며 새끼가 완전히 독립할 때까지 지켜 준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발맞추지 못하고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못 느끼면서 미래의 막연한 행복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상을 파랑새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동화 ‘파랑새 이야기’에선 주인공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파랑새를 어렵게 찾아 집에 데려오지만 색이 변하게 되고 그럼에도 그들은 행복을 찾게 되면서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파랑새는 희망, 행복의 이미지로 사용돼 왔다.

 

파랑새는 국제자연보존연맹(IUCN) 지정 멸종위기 관심대상 종이다.

 

귀한 새가 여름이면 성남을 찾아와 주는 것이 반갑기만 한데, 희망과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보면서 올여름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