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아름답고 소중한 한 가족이 성남시자원봉사센터를 방문했다. 발달장애(자폐2급)를 극복해 가고 있는 강민준 청년이 부모님과 함께 온 것이다.
앞선 2월 15일 성남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장현자) 직원들은 ‘만 원의 행복’이라는 부제로 기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돕고자 했는데 첫 번째로 강민준 씨에게 장학금(자기개발 지원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을 받은 강민준 씨는 이날 감사함을 전하는 색소폰 연주를 하겠다고 가족과 함께 자원봉사센터를 방문했다.
장현자 센터장은 “지금까지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아름다운 연주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모니를 이루는 세상을 만드는 마중물이 돼 주기를 바란다”고 민준 씨 가족을 반갑게 소개했다.
이날은 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회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김언정(엄마) 씨의 가족 소개가 끝나고 민준 씨가 색소폰을 들고 아빠(강문희)와 인사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주제곡 'Beauty & the beast'와 '주께로 가까이'를 연주했다. 운영위원들은 색소폰 연주를 들으면서 민준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강민준 씨는 발달장애 색소포니스트로서 성남아트센터 등 공연장에서 열리는 클래식 콘서트 연주 활동을 해오며 주변에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연주를 마친 민준 씨에게서 “연습할 때 좋아요”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엄마 김언정 씨는 민준 군이 4살 때 자폐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했다.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사회활동을 접고 민준 군과 둘째를 키우면서 민준 군 덕분에 자신도 많이 성장하게 됐다고 했다.
아빠는 바쁜 직장생활 틈틈이 아들과 색소폰을 연습하고 동행해 주는 가족으로 성장하게 됐고, 이제 동생도 형을 “우리 집 보물”이라 표현할 만큼 가족이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3년 전부터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김언정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데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용기를 내 지난해 책을 냈습니다. 요즘은 장애인 부모님을 대상으로 멘토링 강의와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책 제목을 고민했어요.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해 가는 우리 가족의 마음을 담아 ‘우리가 이렇게 살 줄이야’로 가족의 동의를 얻어 제목을 정하고 나니 감사하고 행복했어요. 정말 이렇게 살 줄을 몰랐어요.”
‘어떤 문제든 지금 어둠의 긴 터널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족이 함께 더욱더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모든 분에게 이 책이 닿기를 바란다(책 본문 중에서)’
민준 씨는 요리, 체육, 음악, 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야탑동 소재 한마음복지관 ‘큰 나래 대학’에서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언정 씨는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없는 민준이를 위해 장을 보러 갈 때, 산에 오를 때 함께 가요. 개인 지도로 처음 시작한 색소폰 연습시간이 5분에서 이제 1시간까지 늘어났어요. 최근 드림위드앙상블(발달장애인 청년) 연습생으로 오디션에도 합격해 연습하고 있어요. 감사해요”라며 매사에 감사한 가족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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