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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 성남] 봄의 전령사 복수초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1/22 [13:4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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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ㅣ 숯내고마리 심미숙     © 비전성남
행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는 깊은 산골짜기에서 다른 꽃보다도 빨리 꽃을 피운다. 땅이 채 녹기도 전에 얼어붙은 땅을 뚫고 올라와 노란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다.
사람이 파려고 해도 잘 파지지 않는 그 딱딱한 땅을 어떻게 뚫고 올라왔을까? 북한에서는 복풀이라고 불리는 복수초는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근처의 눈이 녹아 동그란 구멍이 생긴다고 해서 ‘눈색이 꽃’ 또는 ‘얼음새꽃’이라는 예쁜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른 봄에 여러 장의 꽃잎으로 된 노란색 꽃이 피는데 한낮에만 꽃잎이 벌어지고 밤이면 오므라들어 아침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일본에서는 새해에 행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선물로 복수초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복수초는 기본적으로 독성을 가지고 있어 벌레나 짐승들이 먹지 않는다.
산속에 피는 꽃들이 이른 봄 일찍 꽃을 피우는 것은 나무가 울창해지면 햇빛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일찍 꽃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나무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싹을 내는데 복수초는 벌써 열매를 맺은 이후인 것이다.
복수초 꽃은 이른 봄 자신의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들에게 태양난로 역할도 한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 복수초는 꽃잎을 펼쳐 햇빛을 따라 움직이며 꽃 안 온도를 높인다.
일찍 깨어난 곤충들은 복수초 꽃속에서 몸도 데우고 꽃가루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서로가 필요한 것을 제공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2월에 남한산성을 오르다 보면 누렇게 마른 풀들 사이로 복수초가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공기를 채우고 있는 겨울이라고 방 안에만 웅크리고 있지 말고 우리도 복수초처럼 미리미리 봄을 준비하는건 어떨까?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