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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데이에 만난 ‘천사 부부’

번만큼 나누는 건 자연의 순리와도 같은 것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10/04 [14:4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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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울목" 이문성 사장이 어르신들에게 많이 드시라고 인사하고 있다     © 비전성남
 
“기분 좋게, 맛있게 많이 드시고 모쪼록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어르신들!”    
 
밥 한 공기에 쌀눈이 무려 3천 알 이상 되는 건강밥상을 차려내기 위한 이문성(61·갈현동) 사장은 늘 부지런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좀 더 맛있는 밥상을 차려내기 위해 매일 아침 손수 도정작업을 거쳐 갓 지은 따끈한 밥을 손님상에 내 놓는다. 그 일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 매일 손수 도정작업을 한다     © 비전성남
오늘 아침 이사장은 평소보다 좀 더 바쁜 아침을 맞이했다.   
 
10월 4일, 오늘은 ‘천사데이’이자 이 사장 부부의 34주년 결혼기념일이다.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부부는 ‘여행을 떠날까, 부부만을 위한 색다른 이벤트를 가져볼까’에 대해 고민을 했다.
 
▲ 기부를 많이 한 탓일까? 부인과 차 한 잔을 하며 환하게 웃는다     © 비전성남
마침 그날은 천사데이였으며 엊그제는 ‘노인의 날’이었다. 그 점에 착안해낸 부부의 생각은 일심동체, 이심전심이었다. ‘지역 내 홀몸어르신 100분 초대 건강 밥상 차려드리기’가 부부의 34주년 결혼기념일 이벤트로 확정했기 때문에 100인분 분량의 쌀을 더 도정해야했다. 이날의 주인공들은 수정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다.
 
▲     © 비전성남
평소 어려운 이웃을 향해 나눔 활동을 하는 것에 최고의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는 이 사장과 그의 아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버는 것에만 목적을 두다 보면 노후가 너무 허무하지 않겠느냐, 번만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절차는 자연의 순리와도 같은 것”이라며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같이 가고 싶다”고, 그것이 자신의 신념이라고 말한다. 그래선지 연신 미소를 담아내는 부부의 표정이 밝고 환하다.  
 
부부가 ‘여울목(각종 바비큐 쌈밥집)’을 운영한 지는 6년이 됐다. 약 2년 동안은 적자를 면치 못해 식당을 접을까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시에서 실시하는 ‘외식 경영자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전문가에게 배운 그대로를 외식사업에 반영했다. 3년 만에 흑자로 들어서게 됐고 그는 제일 먼저 주위 어려운 이웃에게 눈길을 돌렸다. 
 
▲ 중원구 갈현동에 위치한 여울목     © 비전성남
 
매월 홀몸어르신 열다섯 분을 초청해 손수 지어낸 밥에 건강 식단 상차림을 대접했다. 홀몸어르신을 위한 ‘행복한 울타리’라는 간판도 달게 됐고 대한적십자사 기부 운동에도 참여하게 됐다. 지난해부터는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어르신 100분께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여울목’은 블로그나 미식가들의 입을 통해 지역 맛집으로 이미 소문이 나있는 성남 맛집 중  한 곳이다. 진짜 쌀눈이 살아 있는 쌀눈 쌀밥과 정갈하게 만들어 낸 아홉 가지 밑반찬, 국내산 우렁쌈장에 통삼겹 바비큐나 오리고기, 친환경 유기농 쌈 채를 곁들인 상차림으로 손님을 맞는다. 오늘은 어르신들의 입맛에 어울리는 두서너 가지 반찬을 더 곁들였다. 
 
▲ 수정노인종합복지관 한 어르신이 식사를 마치고 여울목 사장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있다     © 비전성남
“힘들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이 사장은 “즐겁고 재밌습니다, 기운이 펄펄 나요. 여기 모인 어르신들의 연세가 평균 70~80세고, 어르신들이 살아온 세월을 모두 합치면 7천 년도 넘을 거예요. 그 7천 년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왕창 받고 있는 중인데 어찌 기운이 나지 않겠어요”라며 부탁의 말을 이었다. “주위에 좋은 일 하고 싶은 사람 있거든 소개 부탁 드린다”고,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함께 가고 싶다”고.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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