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오후 7시 30분, 성남시청 온누리실에서 주진우 기자가 강연하는 성남아카데미 12강 ‘세상을 바꾸는 젊은 리더, 표현의 자유를 말하다’를 개최했다. 주진우 기자는 시사IN 기자를 거쳐 현재 프리랜서 기자이며 MBC <판결의 온도>,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등 여러 방송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제21·27회 민주언론상, 제8회 미디어공공성 포럼언론상, 제35회 관훈언론상 등을 수상했고, 『주기자』, 『주기자의 사법활극』, 『악마기자 정의사제』, 『생각의 모험』, 『저널리즘의 신(공저)』, 『나는 꼼수다』 등의 저서가 있다.
강연은 관객이 질문하고 주 기자가 답변하는 자유로운 토크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질문은 “주 기자 같은 매력적인 아들을 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였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말씀이 제가 결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던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아들이 아니었다며 유머러스하게 답변했다. 대학 진학과 국문학과를 선택한 계기에 대한 질문에 “합법적으로 놀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에 갔으니까, 어떻게 하면 더 놀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라고 답하자 청중들의 폭소가 터졌다. 다시 공부한다면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싶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취재 중 두려움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진지해진 주 기자. 다른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말리는 것일지라도 신념을 가지고 취재해 왔지만, 외국에서까지 미행당하면 무섭고, 아침에 일어나 나가기가 무서웠던 경험도 있다고. 그러나 일제 강점기 때 고문당하고 언제 죽을지 몰랐던 독립지사를 생각하면 두려움이 없어진다고 한다.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버티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아이가 대학생이 됐다. 죽음은 내가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목표한 곳까지 왔으니 미련이 없으며, 열심히 기자로 일하다 죽어도 나쁘지 않겠다는 그다. 주 기자가 제일 좋은 기자, 제일 좋은 사람으로 꼽는 이용마 기자. 21일 별세한 이용마 기자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전했다. 언론 자유와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애쓴 그의 노고, 담담하고 따뜻하게 품격 있는 죽음을 준비한 그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는 청중들도 숙연해졌다.
기레기란 말이 왜 나오는지에 대해 주 기자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알아보는 시민들의 높아진 눈높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꼽았다. “저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행복하고 즐거우면 주위를 둘러보게 되거든요.” 내 주위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해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전파하자, 본인이 행복하면 옆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니 깨어 있는 시민이 더 잘돼야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달걀로 바위치기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시대가 달라지고 있고, 언론의 금기도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으며 시민들의 힘으로 역사는 유유히 전진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선택할 때 ‘이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나?’가 중요하지만, 저는 ‘이 선택이 나한테 멋있나?’가 중요합니다.”
“와아~” 환호가 이어졌다. 중학교 때 가방에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를 쓰고 다녔는데, 류승완 감독의 영화 대사에 등장했다는 일화도 있었다. 시장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해 일가를 이룬 할아버지, 할머니 노부부를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는 주진우 기자. “언제까지 철부지로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 멋대로 살아보려고요.” 그가 말하는 ‘제 멋대로’란, 그 어떤 시련에도 꿋꿋이 맞선 소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옳다고 믿는 삶일 것이다. 앞으로 특권층을 위한 신문을 사회구조적인 면에서 다뤄보고 싶다는 진짜 기자 주진우. 늘 ‘다음’이 궁금해지는 그의 멋진 행보가 기대된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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