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조각을 모아 작은 자서전 쓰기

2019 수정도서관과 함께 인생이모작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9/18 [19:55]

▲ 수정도서관 제1문화교실 입구, 시니어 특강 ‘삶의 조각을 모아 작은 자서전 쓰기’ 포스터     © 비전성남

    

9월 18일(수) 오전 10시, 성남시 수정도서관(수정구 수정로332번길 32) 1층 제1문화교실에서 2019 수정도서관 시니어 독서문화프로그램 ‘도서관과 함께 인생이모작’의 일부인 ‘삶의 조각을 모아 작은 자서전 쓰기‘가 진행됐다.

    
▲ 강의실 안에 준비된 노트와 연필, 지우개     © 비전성남
▲ 이강진 강사가 준비한 자서전 책들     © 비전성남

    

이번 시니어 특강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싶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9월 18일~12월 11일, 매주 수요일 오전 10~12시, 총12회 수업이 진행된다.

    
▲ ‘자서전 공방 동네BOOK’ 이사장이기도 한 이정진 강사     © 비전성남

    

이정진 강사

    

강의를 맡은 이정진 강사는 ‘협동조합 동네북’의 이사장으로 자서전 쓰기 전문 강사다. 아이들이 좋아 선생님을 꿈 꿨고, 사람들이 좋아 평생학습원 강사가 됐으며, 함께한 책과 글이 좋아 ‘협동조합 동네북’(2017년 12월 설립)을 만들었다.

    

노년의 자존감과 행복

    

2017년 2월 사회적경제창업보육센터(분당구 성남대로331번길 8 킨스타워)에 ‘자서전 공방 동네Book’ 이름으로 입주할 때의 사업 아이템은 ‘글쓰기를 통한 노년의 자존감과 사회성 찾기’였고, 2018년 10월 수정도서관에서 진행한 수업의 제목은 ‘노년의 행복한 책읽기’였다. 이정진 강사가 시니어들의 풍요로운 삶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 주는 활동들이다.

    
▲ 자서전 쓰기에 대해 설명하는 이정진 강사     © 비전성남

    

삶의 전환기에 시작하는 자서전 쓰기

    

삶의 전환기를 맞이한 시니어들이 앞으로의 삶을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삶을 돌아보고 정리하며 새로운 인생 지표를 세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삶의 조각을 모아 작은 자서전 쓰기’는 바로 그런 시간이다. 내 삶의 조각들을 모으는 일이 12주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마주하고, 인연으로 맺어진 사람들을 생각해보고, 그때 그 시절의 나를 칭찬도 해보면서 나만의 즐거움과 행복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을 생각하며 구체적 계획도 세워본다.

    

글쓰기 연습 1. 질문하기

    

이정진 강사는 자서전에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참가자들에게 좋은 글을 끌어내려면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연습으로 우선 이정진이라는 강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해 보라고 요청했다.

    

“전공이 뭔가요?”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나요?”

    

이런 질문은 단순한 사실에 대한 질문이라고 한다. 답하는 사람의 사사로운 생각이 필요 없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도 자서전 쓰기에 필요하다.

    

“숙제 검사도 합니까?”라는 질문에 “숙제는 하는 게 좋다. 하지만 숙제가 마음에 안 드시면 꼭 할 필요는 없다.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며 “우리 작업에 정답은 없다. 진솔하게 나를 만나는 시간으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시가 뭔가요?”에 대한 답으로 최근 김춘수의 ‘꽃’을 좋아한다고 답하며, 질문을 보면 질문자의 취향과 성격이 나온다며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나올 수 없는 질문이라고 했다.

    
▲ 자신을 ‘산’이라고 소개한 이완형 씨     © 비전성남

    

글쓰기 연습 2. 내 소개

 

‘나는 ___다.’

    

“질문에도 내가 담겨 있다”며 질문의 중요성을 말한 이정진 강사는 다음 글쓰기 연습으로 내 소개를 해보자고 했다. 단 나의 생각, 취향, 마음상태를 담고 있는 물건, 음식, 동물 등의 단어로 나를 표현해보라고 주문했다.

    

“나는 꽃이다”라는 엄혜영 씨는 꽃을 좋아해 아침에도 두 나무에 뽀뽀를 하고 왔다고 하고, “나는 산이다”라는 이완형 씨는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함께 산을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산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나는 모란”이라며 “향이 없는 모란처럼 나는 주변에 친구가 많지 않다. 혼자 노는 것을 좋아 한다”는 정복자 씨. “나는 연꽃”이라는 김태연(수내동) 씨는 “이름 자체가 큰 연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내 아이디는 모두 연꽃과 관계 된다”고 한다.

    

자신을 소나무 같아서 ‘소나무’로(정미숙), 다른 재료들에 따라 다른 음식으로 잘 변신하는 밀가루처럼 자신도 나이에 맞게 잘 변하고 있다고 생각해 ‘밀가루’로(이유미) 자신을 표현하기도 했다.

    
▲ 마음을 여는 42가지 질문     © 비전성남

    

글쓰기 연습 3. 마음을 여는 질문들

    

‘마음을 여는 42가지 질문’은 자신의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놔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분을 위해 이정진 강사가 준비한 질문지다. 42가지 질문 중 자신과 관계된 질문이라 생각되는 정도에 따라 ○△× 표시를 하고, 그중 하나를 골라 5줄 정도의 글을 써보는 시간이다.

    
▲ 질문지에 체크하는 참가자     © 비전성남
▲ 글을 쓰던 중 강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참가자     © 비전성남

    

글을 쓰기 전 이정진 강사는 “대가들도 초고는 보잘 것 없었다.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써보시라”며 첫 글쓰기를 독려한 후 “다 쓴 후에는 꼭 다시 읽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글쓰기 후 수정작업에 대해 말했다.

    

남기고 싶은 내 안의 그 무엇

    

“글은 무심하게 그 시절로 돌아가 쓰는 것”이라며 “온전히 과거로 돌아가 내 안의 잠들어 있는 뭔가를 끄집어 내보자. 그것이 유치한 조각일 수도 있다. 남기고 싶은 것은 기록하고 버릴 것은 정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어머니 혹은 아버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질문을 택한 참가자의 글     © 비전성남
▲ 나를 돌아보자 글이 쏟아진다.     © 비전성남

    

남은 시간 동안 각자 선택한 주제로 열심히 쓴 글은 다섯 줄 글도 있고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도 끝을 못 맺는 글도 있었다. 글을 쓰는 동안 자신의 옛 모습과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쳤을 분들. 그 많은 추억과 기억 중에 글로 붙잡아 놓고 싶은 순간들을 꼭 찾아 12주가 되면 고운 책 속에 켜켜이 담아놓으시길 바란다.

    
▲ ‘삶의 조각을 모아 작은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 안내지     © 비전성남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