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고개 숙여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책을 보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지하철 옆에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길인호 구미도서관장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장소를 통해 시민들이 쉽게 책을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해 도서관을 열었다”고 했다.
베스트셀러와 도서관 이용자에게 반응이 좋았던 책 50권을 선정해 미금역을 오가는 이용객들에게 대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용객들은 큰 관심을 보였고 도서관 직원들의 손길은 바빴다.
도서관 직원들은 책에 대해 소개하며 이용객이 책을 빌리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2시간 동안 ‘골든아워, 한자 어휘력, 맞벌이 부자들’을 비롯한 30권이 대출됐다. 한 달에 한 권은 책을 읽는다는 이기석 씨는 기자의 사진 요청에 흔쾌히 응해 줬다.
도서관에서는 이용객이 대출한 책을 에코백에 담아줬다. 에코백에는 One book One bag(원 북 원 백)이라는 글이 찍혀 있다. 여기에는 시민들이 ‘가방 속에 책 한 권씩’ 가지고 다니며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임동교 자료정보팀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에코백에 찍힌 글이 잘 보이도록 들고 2시간 내내 지하철 옆 도서관의 뜻을 알렸다.
지하철 옆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권혜진(금곡동) 씨는 “책을 빌리러 가기 힘든데 이번에 책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게 돼 좋아요”라고 했다. 박정임(금곡동) 씨는 “손주 이름을 지어야 해서 한자 뜻풀이를 보려고 책을 빌렸어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보거나, 사서 봐야 하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서 좋아요”라고 했다.
김태희(수지) 씨는 “지하철에서 책을 볼까 하고 빌렸어요. 인문학에 관심이 있고, 특히 국문학에 관심이 많아 희곡을 많이 읽어요. 상식도 필요한 것 같아서 책을 빌렸어요”라고 말했다. 김 씨가 빌린 책은 ‘알아 두면 쓸데 있는 유쾌한 상식사전’이다. ‘지하철 옆 도서관’에서 희망도서를 신청하기도 하고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이용객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옆 도서관 행사에는 성남시내 5개 도서관이 함께한다. 중앙, 수정, 중원, 구미, 해오름 도서관이다. 10월 4일 구미, 중원도서관(신흥역)에 이어 10월 7일 중앙(이매역), 수정(산성역), 해오름도서관(단대오거리역)이 지하철역에서 도서관 문을 열 예정이다. 해오름도서관은 5월 20일부터 지하철 옆 도서관을 운영해 왔다. 해오름도서관의 지하쳘 옆 도서관은 11월 18일까지 이어진다.(매월 1·3주 월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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