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박물관, ‘모줄임천장의 비밀’ 체험 운영

이론·전시·체험으로 모줄임천장 이해... 12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10/13 [16:45]

성남시 판교박물관은 9월 21일부터 12월 14일까지 매주 토요일(마지막 주 토요일 제외)마다 체험프로그램으로 ‘고구려 고분 모줄임천장의 비밀’을 열고 있다.

    
▲ '고구려 고분 모줄임천장의 비밀' 체험 프로그램     © 비전성남

    

‘모줄임천장’은 고구려 고분의 특징 중 하나로, 무덤을 만들 때 천장의 공간을 줄여서 쌓는 방식이다. 네 귀에 걸쳐 돌을 비스듬히 놓으면서 모서리를 줄여나가다 천장을 막는다.

    
▲ 판교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고구려 1호 돌방무덤     © 비전성남
▲ 고구려 2호 돌방무덤     © 비전성남

 

판교박물관에는 판교 개발 당시 발굴된 백제 고분 7기와 고구려 고분 2기가 전시돼 있다. 고구려 고분은 한강 이남에서 고구려의 실효적 지배 사실을 알리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5세기 후반 장수왕대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점유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전시 중인 고구려 고분 2기는 모줄임천장 방식으로 조성한 고분으로 보고 있다. 천장이 완벽히 남아있지 않아 전체 형태를 추정할 수 없으나, 남아 있는 고임석이 삼각형 형태로 모서리를 막고 있기 때문에 모줄임천장으로 추정한다.

    
▲ 고구려 고분의 '모줄임 천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 학생들     © 비전성남

    

모줄임천장은 발해가 고구려 문화를 계승했음을 밝히는 중요한 근거다. 판교박물관은 고구려 고분의 모줄임천장이 고구려의 영역과 문화권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로 보고, 학생들이 고구려 고분 문화, 나아가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고 이해하는 기회를 갖도록  ‘고구려 고분 모줄임천장의 비밀’을 기획했다.

    

판교박물관에서 올해 처음으로 개설한 모줄임천장 만들기 체험은 이론학습, 전시관람, 체험활동 순으로 진행된다. 체험에 앞서 강사가 고구려의 무덤 건축을 설명하고, 박물관에 전시된 고구려 고분을 관람하고, 비누 점토로 모줄임천장을 만들어본다. 프로그램은 중앙대학교 다빈치 교양대학에서 한국사와 한국의 전통문화 강의를 맡고 있는 김엘리 강사가 진행한다.

    
▲ 발해 정해 공주의 무덤 양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참가 학생들     © 비전성남

    

10월 12일 세 번째로 열린 체험활동에는 초등 1~6학년 10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교육생들은 먼저 고구려와 백제의 시작과 관계, 두 나라의 충돌,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고분양식의 특징, 발해 정혜공주의 무덤양식(모줄임천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삼국의 고분양식은 공통적으로 돌을 쌓아올리는 돌무지무덤에서 돌로 방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쌓아 올리는 굴식돌방무덤으로 변해간다. 고구려의 굴식돌방무덤은 모줄임천장으로 조성했다. 천장 안쪽에는 해, 달, 고구려의 상징인 삼족오(三足烏)를 그리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교과서는 발해가 중국의 역사라고 기술한다. 그러나 발해의 왕족들은 모줄임천장의 돌방무덤을 만들었다. 3대 문왕의 딸 정혜공주의 무덤이 모줄임천장의 돌방무덤이다. 중국식 벽돌무덤이 아니다. 이는 발해가 고구려 문화를 계승했음을 보여 준다.

    
▲ 고구려 1호 고분을 강사와 함께 관람중인 참가 학생들     © 비전성남
▲ 수장형 전시실을 강사화 함께 관람 중인 참가 학생들     © 비전성남

 

설명을 들은 학생들은 전시실로 내려가 백제고분과 고구려 고분 1,2호를 관람하면서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판교박물관이 지난해에 개관한 수장형 전시실을 관람했다. 수장형 전시실은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수장고 형태로, 판교 개발 당시 발굴한 백제 돌방무덤 9기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 박물관 내 고구려 고분 실물을 축소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고구려 고분 모형     © 비전성남
▲ 모줄임천장을 만들고 있는 참가 학생     © 비전성남
▲ 고구려 고분의 모줄임천장을 만들고 있는 참가 학생들     © 비전성남

 

관람을 마친 학생들은, 박물관 내 고구려고분 실물을 축소해 3D 프린터로 정교하게 제작한 고구려 고분 모형 위에 비누점토로 모줄임천장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만든 모줄임천장 안쪽은 계단형으로 좁혀져 모줄임천장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학생들은 무덤에 넣을 칼, 토기, 투구 등 부장품을 만들기도 했다.

    
▲ 참가 학생이 완성한 '모줄임천장의 고구려 고분'     © 비전성남
▲ 쌓아올리며 공간을 줄여가는 '모줄임천장'     © 비전성남

 

체험을 끝낸 황이안(분당초 3) 학생은 “만들기 전에는 어려워 보였는데 고구려 무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보고 만드니까 재미있다. 집에서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김채은(미금초 5) 학생은 모줄임천장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참여했다며 “집에서 공부하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전시실에서 무덤도 직접 보고 나서 만들어 보니까 이해가 훨씬 쉽다. 공부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들어 보는 색다른 체험이라 재미있다”고 했다. 또 판교박물관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머리로만 공부한 역사 지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라고 했다.

    

 
▲ 참가 학생이 만든 부장품     © 비전성남
▲ 고구려 굴식 돌방무덤의 모줄임천장에 대해 설명 중인 김엘리 강사     © 비전성남

 

‘고구려 고분 모줄임천장의 비밀’은 박물관에 전시 중인 고구려 고분 관람을 중심으로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다방면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다.

    

판교박물관 이지아 학예사는 “올해 처음 개설한 프로그램이라 아직 참가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초등학생들이 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고 고구려를 비롯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모줄임천장의 비밀’은 12월 14일까지 10회 운영 예정이며, 한 회에 20명씩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 홈페이지에 미리 신청해야 하며, 선착순 접수다. 재료비(4천 원)와 교육 내용 등은 판교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