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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교향곡’ 브람스 <교향곡 제4번, 작품번호 98>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11/07 [14:07]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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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나 미래에 대한 열망과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17세기는 바로크, 18세기는 고전주의, 19세기는 낭만주의 음악이라고 규정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며 큰 흐름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는 특히 고전주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과 고전주의 형식미학을 추구하는 세력 간에 충돌이 두드러졌다. 리스트와 바그너를 중심으로 형성된 그룹이 새로운 음악을 지향했다면 그 반대파의 사람들은 고전주의 음악형태를 칭송하며 ‘신고전주의’ 악파를 형성했다.

    
▲ 20세의 브람스     © 비전성남

 

‘신고전주의’ 악파를 대표하는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는 19세기 낭만주의가 꽃을 피우는 시기에 형성된 새로운 음악 주류에 합류하기보다는 베토벤을 거쳐 완성된 고전주의 음악정신을 계승하려 한 인물이다.

    
▲ 신고전주의를 옹호한 음악비평가 한슬릭이 브람스 동상을 우러러보며 향을 피우고 있다.   © 비전성남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으로 대표되는 ‘빈 악파’가 완성한 고전주의 음악형식을 추구하던 브람스의 행보는 고전주의 음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교향곡에서 발목 잡힌다. 브람스가 존경해 마지않던 작곡가 베토벤은 브람스가 넘어야 할 큰 산이었다.

    
▲ 요하네스 브람스     © 비전성남

    

“거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작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베토벤의 교향곡과 비교될 자신의 작품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기도 한 브람스. 브람스의 첫 번째 교향곡이 43세라는 늦은 나이에 완성된 이유다.(베토벤은 30세에, 멘델스존은 15세에, 슈만은 31세에 그들의 첫 교향곡을 완성했다.)

    
▲ 브람스 교향곡 4번 1악장 악보     © 비전성남

 

브람스는 모두 4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그중 교향곡 4번은 특히 고전주의 교향곡의 느낌을 많이 담고 있다. 브람스 나이 51살에 착수해 52세에 완성된 작품이다. 브람스 특유의 쓸쓸함과 고독이 느껴지는 작품이라 ‘가을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 가을 낙엽     © 비전성남

    

총 연주 시간은 40분 정도다. 독일 출신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가 이끄는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추천한다. 그 밖에 조지 셀, 정명훈, 카라얀 등의 지휘자가 해석하는 브람스 교향곡 4번도 들어보길 권한다.

    
▲ 가을 낙엽     © 비전성남

    

가을도 깊어져 이제는 발 아래로 떨어진 낙엽들이 바람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방황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옷깃을 쓸어 올리게 되는 시기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몰고 오는 쓸쓸함을 브람스 교향곡 4번과 함께 더 진하게 느껴보길 바란다.

    

※ 유튜브에 ‘비전성남 음악칼럼 브람스’를 입력하면 추천 영상들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