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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소통 프로젝트 ‘심통(心通)’

‘그림책 NORi’와 함께한 2019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축제, 11월 17일 열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11/18 [20:1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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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예술놀이단이 ‘그림책문화공간 NORi’(분당구 발이봉남로39번길 1)에서 또 일을 벌였다.

    
▲ ‘그림책문화공간 NORi’로 모여드는 사람들     © 비전성남

    

이번에는 ‘2019 경기문화플랫폼 축제’를 위한 소통 프로젝트 ‘심통(心通)’이다.

    
▲ 우당탕탕 소통 프로젝트 ‘심통(心通)’ 포스터     © 비전성남

    

소통하는 데 있어서 아날로그 방식은 옛 것이 된 요즘이다. 빠르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문자, 카톡, 이메일이 대세다. 하지만 디지털 소통이 아날로그 소통을 못 이기는 게 있다. 바로 ‘심통(心通)’이다.

    

꼭꼭 눌러쓴 손 편지는 글쓴이의 정성스런 마음(心)도 함께 전한다.

    
▲ ‘심통(心通)’ 활동 안내지에도 마음을 담았다. 일정과 장소가 적혀 있다. 아래 항목을 하나씩 뜯으며 참가하는 재미가 있다.     © 비전성남

    
▲ 우당탕탕예술놀이단 이지은 대표가 ‘심통(心通)’ 참가자들에게 활동 설명 중이다.     © 비전성남

    

11월 17일(일) 오후 1시 반, 우당탕탕 소통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잠시 핸드폰과 컴퓨터를 내려놓고 펜을 들었다. 받는 이에게 줄 마음을 담아 쪽지와 편지를 쓴다.

    
▲ 참가자들이 탁자에 앉아 편지를 쓰고 빨간 우체통 함에 넣으면 우당탕탕예술놀이단 덩더쿵(이지은) 대표가 우체국에서 우편으로 부쳐준다.     © 비전성남

    
▲ 옆 친구는 누구에게 마음을 전하는 걸까?     © 비전성남
▲ 정성을 들일수록 나도 모르게 편지지와 가까워진다.     © 비전성남

 

우당탕탕예술놀이단 대표 덩더쿵(이지은 씨)은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디지털의 효율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지만 빨리 목적에 도달하게 하는 ‘효율’만큼 천천히 의미를 음미하며 진행하는 ‘과정’도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만든 프로젝트 활동이다.

    
▲ ‘내 편이 돼 줄 비밀 인형 만들기’ 현장     © 비전성남
▲ 너는 내 편이 돼 줄 거지? 내 비밀을 너에게 알려줄게.     © 비전성남
▲ 이건 비밀인데...     © 비전성남

 

손 편지와 함께 ‘내 편이 돼 줄 비밀 인형 만들기’ 활동도 있다. 아이들이 준비된 나무 조각을 다듬고 거기에 눈 코 입을 그린다. 미소 짓는 인형에게 비밀을 털어놓고 불편했던 마음도 잠시 내려놓는다.

    
▲ 지하 1층 전시실을 둘러보는 아이와 학부모들     © 비전성남

 

지하 1층에는 <‘心通’ 부리기> 전시가 진행 중이다.

    
▲ 전시실 준비를 위해 기획부터 실행까지 많은 애를 쓴 임유진 생활문화디자이너     © 비전성남
▲ 우편엽서와 크리스마스카드로 나눈 ‘심통(心通)’     © 비전성남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유진 생활문화디자이너가 쪽지와 관련된 그림책 코너, 가족과 친척에게 전하는 우편엽서와 크리스마스카드 코너, ‘쪽지로 속다속닥’ 코너 등을 안내한다. 우편엽서와 쪽지 속 내용은 짧지만 심통(心通) 부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 불이 꺼지고 그림자 인형극 ‘꼭두각시’가 시작됐다.     © 비전성남
▲ 그림자 인형극 ‘꼭두각시’     © 비전성남

 

지하 1층 <‘心通’ 부리기> 전시장에서는 그림자 인형극 ‘꼭두각시’도 진행됐다. 동림자유학교 학부형들이 만든 그림자 인형극이다. 단순한 인형극이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듯 아이들의 웃음과 엉뚱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 이호백 작가가 청중에게 소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비전성남

 

그림책NORi와 인연이 깊은, 도서출판 ‘재미마주’ 대표 이호백 그림책 작가의 ‘재미있는 그림책 이야기’가 마지막 활동이다.

 
▲ 이호백 작가의 책이 1층에 전시돼 있다.     © 비전성남

 

이호백 작가는 토끼가 주인공인 자신의 그림책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재미마주, 2000)와 『토끼탈출』(재미마주, 2006) 이야기를 들려줬다.

    

“45세 어린이와 4세 어린이가 소통하나요?”

“저는 심지어 토끼하고도 소통했어요.”

    
▲ 전시된 책들 위에 이호백 작가의 토끼가 보인다.     © 비전성남

 

이 작가는 집에서 토끼를 키우다 우연히 보게 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토끼를 이해하게 됐다. 토끼를 이해하는 순간 토끼와 교감하게도 됐다. 이 작가가 토끼와 교감이 가능했던 건 “내가 변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지식(앎)’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인다.

    

“이미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소통이 안 된다.”

    
▲ 토끼 이야기가 끝나고 이호백 작가와 사진 촬영하는 아이들     © 비전성남
▲ 이호백 작가의 사인을 받은 시민. 한때 이호백 작가의 책을 학생들 교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 비전성남

 

소통이라는 것이 단지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해 마음이 통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우당탕탕 소통 프로젝트의 제목 ‘심통(心通)’이 깊이 와 닿는다.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플랫폼 사업 ‘나도 생활문화 기획가’의 두 번째 프로그램 <내 마음 속 ‘추억인형’ 만들기> 기획자 별나씨 홍선경 생활문화디자이너. 홍 디자이너 뒤로 그녀가 기획한 프로그램의 작품들이 보인다.     © 비전성남

 
▲ 추억이 담긴 옷들로 만든 인형과 그 스토리가 담긴 앨범     © 비전성남

 

주어진 활동과 이야기가 다 끝나고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가 빠지자 비 오는 저녁의 싸늘한 기운이 대신 자리를 잡는다. 덩더쿵 이지은 대표에게 물으니 프로그램 신청자, 공연자와 그 가족까지 다해서 50~60명 정도 참여했다고 한다.

    
▲ 우당탕탕예술놀이단 이지은 대표와 그의 든든한 지원군인 첫째     © 비전성남

 

이지은 대표가 이끄는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은 그동안 ‘그림책문화공간 NORi’를 중심으로 수많은 문화·예술 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플랫폼 사업에 선정돼 ‘나도 생활문화 기획가’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11월 17일, 소통 프로젝트 ‘심통(心通)’을 마지막으로 ‘나도 생활문화 기획가’ 다섯 개의 활동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 ‘나도 생활문화 기획가’ 활동 프로그램 소개 포스터     © 비전성남

 

이번 기획을 통해 일상 속 활동이 예술 작품이 되고, 지역 내 공간이 무대가 되며, 그 무대 속 주민들이 생활문화디자이너가 되는 과정을 실현시킨 이지은 대표. “예술에 대해 만만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작가와 독자, 서점주인과 손님, 공연자와 관객의 경계가 무너져야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앞으로도 계속될 우당탕탕예술놀이단의 경계 무너뜨리기를 응원하며, 이지은 대표가 뿌린 씨앗들이 곳곳에 자리 잡아 생활문화를 꽃피우길 기대해 본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