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대학교 식물원 갤러리 우촌에서 2월 16일까지 세밀화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전시에 참여하는 지역 연계형 프로그램이다. 신구대식물원은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수요일에 멸종위기식물을 관찰하고 그려보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육을 통해 식물을 관찰하고 세밀화를 그린 지역주민들은 식물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정확성을 중시하는 세밀화지만 그리는 이의 마음이 그림에 남아있다.
전시공간에서 가장 큰 작품은 개병풍 코너에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세밀화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협동작이다. 수강생 각자가 식물의 한 부분씩 맡아 그린 것이다. 관찰한 개병풍의 실물 크기보다 크게 그린 작품이다. 개병풍은 잎이 커지면 1m까지 펼쳐지는 큰 식물이어서 협동작으로 선택됐다고 한다. 참가자 심현주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식물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세밀화 그리기는 식물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단양쑥부쟁이는 자라면 곧게 서지 못하고 쓰러져요. 단양쑥부쟁이꽃을 다시 보면 세밀화를 그리기 전의 마음과 다를 것 같아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식물의 모습을 세세하게 표현한 세밀화는 사진과는 다른 느낌이다. 훨씬 더 실물의 감촉이 느껴진다. 참가자들의 작품은 전문작가의 세밀화보다는 미숙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식물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그리고 싶게 한다. 그림에 담긴 일기에서 식물을 보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세밀화를 그리며 쓴 관찰일기를 읽어 보며 그림을 다시 보는 재미도 있다. 각 식물코너마다 해당 식물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쓰여 있다.
전시회장에서는 직접 세밀화를 그려볼 수 있는 체험코너와 세밀화를 지도한 김수연 작가의 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세밀화 체험 코너에는 멸종위기식물지킴이 컬러링북이 있어 집으로 가져와 볼 수도 있다. 작가의 방에는 작가의 실제 작업 공간과 작가가 사용하는 노트를 재연해 놓았다. 작가가 세밀화를 그리며 쓴 관찰 일기도 걸려 있다.
환경부는 서식지에서 보전하기 어려운 야생동식물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증식하기 위해 서식지외 보전기관을 지정하고 있다. 신구대학교식물원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식물 서식지외 보전기관이다. 섬시호, 독미나리, 개병풍 등 멸종위기 Ⅱ급 식물 10여 종을 보전하며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식물원의 역할을 지역주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하여 멸종위기식물 세밀화 교육을 시행했다. 또한 전시회를 통해 작가들의 전시공간을 지역주민에게도 공개하고, 더 나아가 환경에 대한 생각을 일반 관람객과 나누고자 했다.
신구대식물원에서는 2월 16일까지 꽃빛축제도 함께 연다. 설날 연휴에도 문을 연다. 동절기 관람시간 주중: 10:00~17:00, 주말 및 공휴일 야간개장 17:00~21:00(2.16까지) 신구대식물원 031-724-1600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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