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콘서트>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35>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1/23 [11:43]


일출을 보며 한 해를 계획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월을 맞이한다. 혹시 야심차게 준비한 계획들이 제대로 실행되기도 전에 과거의 기억 속으로 던져진 것은 아닌지. 비전성남과 함께 일신우일신 하기를 바라며, 준비한 영화와 클래식 음악을 소개한다.

2009년 만들어진 영화 <더 콘서트>(감독: 라두 미하일레아누)는 30년 전 유대인 단원을 숨긴 이유로 파면된, 과거 볼쇼이 교향악단 지휘자, 현재 볼쇼이 극장 청소부 안드레이가 파리 극장에서 설욕의 무대를 준비하며 벌이는 이야기다.
 
안드레이가 과거의 영광을 꿈꾸며 준비한 곡은 바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35>. 파리 극장에서 연주되는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과거 볼쇼이 극장에서 충돌했던 휴머니즘과 이념, 진실과 거짓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더 콘서트> 속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이 과거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실제로 이 곡의작곡 배경에는 차이콥스키의 개인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바이올린 협주곡은, 차이콥스키가 안토니나 밀뤼코바와 한 결혼(제자였던 밀뤼코바의 사랑 고백, 자살 협박에 대한 연민과 자신에 대한 성정체성 의심을 피하려는 의도로 이뤄진 결혼)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위스에 머무는 동안 작곡됐다.

당시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 중이던 차이콥스키는 또 다른 제자 요지프 코테그가 들고 온 랄로의 바이올린 협주곡 <스페인 심포니>를 듣고는 곧바로 바이올린 협주곡 작업에 몰두한다. 협연자를 위한 바이올린 파트를 열하루 만에 끝낸 차이콥스키는 중간 악장 재작업과 관현악 작업을 거쳐 총 한 달이 안 되는 기간에 곡을 완성한다.

당시 “악취 나는 음악”, “연주 불가능한 곡”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현재 대중의 사랑을 흠뻑 받는 작품이다.
 
영화속 진실이 짓밟힌 채 청소부로 밀려난 안드레이가 파리 극장에서 멋지게 재기하는 모습이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연주하기 전엔 누구나 두려워요. 진실 때문이죠.” 코믹한 장면들 속 기억하고 싶은 대사가 많은 영화다. 독자 여러분도 영화 속 가슴에 와 닿는 대사 한 구절을 찾기 바라며 2020년을 그 구절과 함께 다시 새롭게 시작하길 기원한다.

※ 유튜브에 ‘비전성남 영화속클래식 더콘서트’를 입력하면 관련 영상과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