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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클래식 음악] 영화 속 사랑의 돌림노래… 영화 '클래식' & 파헬벨 '카논 D장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08/24 [14:4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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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유난히 지독했던 여름이 끝나간다. 비의 기억을 지닌 계절을 떠나보내며 비와 관련된 명장면으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한국의 포크 밴드 ‘자전거 타는 풍경’의 노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배경으로, 겉옷을 우산 삼아 머리 위로 받쳐 들고 비 오는 대학 캠퍼스를 환한 미소로 함께 뛰어가는 남녀.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한껏 전해지는 이 모습은 영화 <클래식> 속 한 장면으로, 그 인상이 너무나 강렬해 드라마, 광고, 코미디 등에서 끊임없이 패러디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1990), <엽기적인 그녀>(2001),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2004)를 만든 곽재용 감독의 작품인 <클래식>(2003)은 두 세대에 걸친, 우연인 듯 필연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에서는 위에 언급된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외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김광석), ‘그랬나봐’(김형중), ‘사랑하면 할수록’(한성민) 등의 가요와 함께 파헬벨의 <카논 D장조>가 영화 삽입곡으로 사용되는데, 영화 시작과 함께 들리는 파헬벨의 <카논 D장조>는 영화 전체의 주제를 암시하기도 한다.

‘카논 Canon’은 하나의 멜로디를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모방하는 것으로, 파헬벨의 <카논>에서는 곡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반복되는 베이스음 위로 바이올린 멜로디가 다른 두 대의 바이올린에 의해 모방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베이스음과 그 위로 모방과 변화를 지속하며 울리는 바이올린 선율이, 영화 속 엄마 주희(손예진 분)와 준하(조승우 분)의 사랑에서 변주된, 딸지혜(손예진 분)와 상민(조인성 분)의 사랑과 겹쳐 보이며, 영화가 보여주려는 세대를 초월해 반복되는 사랑을 파헬벨의 <카논 D장조>가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딸 지혜 나이의 엄마 주희가 요양차 내려간 시골에서 만나게 되는 준하와의 이야기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소나기』 속 소년과 소녀에서 시작돼, <클래식> 속 주희와 준하를 거쳐, 지혜와 상민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변주를 파헬벨의 <카논 D장조>와 함께 감상해 보기를 바란다.

유튜브에 ‘비전성남 영화속클래식 더클래식’을 입력하면 관련 영상과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