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 예방의 날(World Suicide Prevention Day)이다. 전 세계에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에 의해 2003년부터 제정, 시행되고 있다. 하루 평균 37.5명. 분 단위로 환산하면 약 38분에 1명꼴로, 하루에 서른 명 넘는 사람들이 자살로 세상을 등졌다. 13년 연속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우리 사회에는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 40대와 50대 사망원인 2위가 자살로 나타났다(통계청 2018년 사망원인 통계).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우울 자살’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에 개소한 성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는 자살사고자, 자살시도자를 조기 발견 및 개입해 자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자살예방을 지원하며, 자살 유족의 애도 과정을 돕는 정신건강 및 자살예방 서비스 기관이다(전국 지자체 단위로 설치·운영 중).
자살예방 관련 전문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 전문요원,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가 자살예방교육, 위기대응, 유족 지원, 상담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자살 고위험군 사례관리와 자살 유족 지원, 자살예방 인식개선교육 등 센터의 서비스들은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자살 고위험군 사례관리에는 우울증 스크리닝(우울증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 응답 검사), 자살위험도 평가, 자살 예방 상담(전화・내소・방문), 자살위기 현장출동 및 대응, 치료연계·복지지원 연계, 사후관리 등이 있다. 자살 유족 지원에는 애도상담, 심리부검(자살한 사망자의 가족이나 친구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하는 등 자세한 조사를 통해 내적·외적 자살 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작업. 참석자에 대한 별도의 인적 사항 기록도 없고 비밀이 유지된다), 치료비 지원, 자조모임 등이 있다. 자살예방 인식개선 사업으로는 생명존중교육 및 생명지킴이 교육, 자살예방의 날 기념 캠페인 홍보 등을 들 수 있다.
지인의 자살을 경험했다는 김 모 씨. “자살에 대해 가끔 이야기했는데,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정신질환도 없고, 번듯한 직장인이라 그렇게까지 힘든 줄 몰랐죠. 지나고 나니 그게 경고 신호,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였다는 걸 알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남은 유가족들의 죄책감과 고통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전한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 열 명 중 여덟 명은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그 때문에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무력감, 절망감, 정서적 폭발 등의 ‘경고 신호 확인’을 알아차리고 돕는 것이 필수로 꼽힌다(생명을 살리는 자살예방지침서 - 천주교). 또한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돌볼 수 있을지, 유가족들은 어떻게 위로할지, 사회적인 책무성과 연대감을 가지는 것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몫일 것이다.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이나 평소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자신도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에 대응하는 ‘파파게노 효과’도 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사랑하는 연인 파파게나가 사라지자 자살을 시도한 파파게노가 세 요정의 도움으로 자살 충동을 극복한 데에서 유래했다. 우리 모두가 요정 역할을 맡는다면, 자살의 고비를 넘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성남시자살예방센터는 인터넷 상담(온라인상담가능 - www.smhc.or.kr), 내소・방문상담(수정구보건소 5층 - 전화 사전예약 필수), 전화상담(031-754-3220)이 모두 가능하고, 그 밖에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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