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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대 강정일당상 성남시 공예명장 제1호 홍연화 씨 선정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10/23 [12:3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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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일당상 수상자 지승공예 홍연화 명장   © 비전성남
 
▲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했던 갓집과 탕건집   © 비전성남
 
▲백자 달항아리     © 비전성남
 
성남문화원이 제정·시상하는 제23회 ‘강정일당상’수상자로 지승공예가 홍연화(58·성남시 공예명장 제1호) 명장이 선정됐다.

‘강정일당상’은 1986년 성남시 향토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이후 한국의 문화 인물로 추앙받고 있는 조선 후기 여류문사 강정일당의 고귀한 인품을 기리고자 제정한 상이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여태까지 많은 상을 받았는데 이번 강정일당상 수상으로 더 큰 책임을 느껴요”라면서 두 손을 모으는 홍연화 명장.

1970년 성남에 터를 잡고, 시부모를 모시고, 누구보다도 큰 힘이 돼준 남편과 함께 두 아들을 성장시켰다.시아버지가 대한민국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국가유공자 가족이다.

2016년 12월 성남시 공예명장 1호로 지정되면서 남한산성 공원 내 성남시민속공예전시관에 성남시 공예명장관이 마련됐다. 그동안 펼쳐놓지 못한 크고 작은 작품을 전시하고, 시민에게 활짝 문을 열어놓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에 맞는 지승공예 체험을 통해 우리 것을 알리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대단하다. 지승공예 작품 한 점을 완성해 내는 작품 이야기를 듣노라면 한 장인의 의지와 인내력이 눈물겹다.

한지를 가늘고 길게 잘라 손끝으로 비벼서 끈을 만들고, 다시 겹줄을 꼬아 갖가지 기법으로 엮어 다양한생활용품을 만드는 지승(紙繩)공예, 이제는 제자들과 함께 동반의 길을 탄탄하게 엮어가고 있다.

5년 전 홍연화 명장은 자신의 호를 따서 ‘경록지승보존연구회’를 설립하고, 제자들과 전통문화연구보존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4~5월 제자들과 화엄사 성보박물관에서 ‘지승공예! 그 전통의 맥을 잇는 사람들 展Ⅱ’를 개최하고, 전시작품들과 함께 15함 발우, 천주함, 염주함 등을 선보여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요즘 홍연화 명장은 우리나라 유물 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매장에 나온 화살통을 구매해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2개를 재현해 냈다.
 
▲일본이 가져간 우리의 지승 방석을 어렵게 재현     © 비전성남
 
또 애초에는 우리 것이었지만 지금은 일본 민예관에 전시돼 있는 지승 방석을 6개월 만에 훌륭하게 구현했다. 지승 유물에 근거를 두고, 문양은 소장가치를 생각해서 전통문양을 넣어 재현했다. 편백나무 조각을 넣은 베개 한 쌍은 종이의 따뜻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최근 완성한 순백의 ‘백자 달항아리’는 지승의 질감을 그대로 간직하고자 백자 그대로 두고 보려 한다고 했다.

홍 명장은 요즘 돗자리(180cm, 120cm)를 짜기 위해 6개월 완성을 목표로 2개월째 혼신을 다하고 있다. “밤늦도록 1cm 엮는데 3시간 30분이 지나가지요. 그날 하지 못하면 주말을 빌려 2cm를 엮어야 해요. 지루하고도 지루할 때가 있지만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도저히 해낼 수가 없어요. 세월과의 줄다리기, 인내와의 싸움에서 이겨내면 내년에는 훌륭한 지승 돗자리를 시민들 앞에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수상경력, 전시경력은 나열할 수 없이 많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한국특별전에 ‘지승 갓 보관함’을, 지난해 밀라노와 도쿄전에서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전 ‘수묵의 독백’ 작품을 전시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경록 홍연화 명장은 오늘도 제자들과 1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열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