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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짓말 향기를 나누다’

11월 21일, 양짓말 마을 그림작가 전시,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서 열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0/11/22 [17:1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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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자락,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에 해바라기 꽃이 활짝 폈다.

 
▲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에 활짝 핀 해바라기     © 비전성남
▲ 양짓말 마을 그림작가들의 해바라기 작품들     © 비전성남

 

8·9월에 개화하는 해바라기가 11월이 한참 지난 이 시기에 만개할 수 있었던 것은 ‘양짓말 마을 그림작가’ 7명(강경원, 강명숙, 김옥희, 나정임, 이지영, 이현선, 임효심) 덕분이다.

 

양지동 문화공동체 ‘마음’에서 지난 9월 4일~11월 6일, 총 10주의 시간 동안 이루어진 해바라기 유화 작업이 드디어 결실을 맺고 거리갤러리전을 통해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을지대 정문~창의관 담벼락에 인접한 거리)에 활짝 핀 것이다.

 

거리갤러리전 ‘양짓말 향기를 나누다’

 
▲ ‘양짓말 향기를 나누다’ 포스터     © 비전성남
▲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 초입에 놓인 안내판과 안내 그림     © 비전성남

 

이번 거리갤러리 전시는 ‘양짓말 향기를 나누다’(양지동 주민봉사단체 ‘아름다운 마음’ 주관, 성남문화재단 후원)라는 제목으로 11월 14일(양짓말 마을 사진전-마을사진작가 전상영)과 11월 21일(양짓말 마을 그림작가 전시 & 김계희 화가 전시),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 ‘양짓말 향기를 나누다’ 첫 번째 전시, ‘양짓말 마을 사진전’ 모습     © 비전성남
▲ ‘양짓말 마을 사진전’에 출품된 전상영 마을사진작가의 작품 30점 중 하나. 양짓말 3곳에서만 볼 수 있는, 하늘에 닿을 듯 높은 계단     © 비전성남
▲ 전상영 작가의 작품. 거리갤러리 배경에 놓인 을지대학교의 봄 풍경이다. 양짓말 한가운데 위치한 을지대학교는 주민들을 위해 쪽문을 열어놔 봄이면 교정 가득 핀 벚꽃을 시민들도 즐길 수 있다.(현재는 코로나19로 통제가 되고 있다.)  © 비전성남
▲ 전상영 작가 작품과 함께 전시된 성남의 옛 모습 사진들(성남시청 제공)     © 비전성남

 

양짓말 마을 그림작가

 

‘양짓말 마을 그림작가 전시’에 참여한 7명의 마을 그림작가들은 모두 평범한 시민이다. 지난해 보태니컬 아트(수채 색연필 꽃그림)를 해본 사람들도 있지만 유화 작업은 모두 이번이 처음이라며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첫 유화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가 높아 전시를 보던 시민들이 가격을 물어보며 구매 의향을 표시할 정도였다.

 

7인7색 해바라기

 

마을 그림작가들의 작품 7점 모두 해바라기를 주제로 하지만 각각의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는 다르다.

 
▲ 강경원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열정>     © 비전성남

 

강경원 씨는 자신의 해바라기 그림이 주는 느낌의 단어로 ‘열정’을 골랐다. “처음 하는 유화의 입체감 표현이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는 강경원 씨. 캔버스를 가득 채운 해바라기의 터치에서 작가의 열정이 느껴진다.

 
▲ 강명숙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살아있음>     © 비전성남

 

<살아있음>을 그린 강명숙 씨는 작품 제목의 의미를 묻는 말에 짧지만 자신의 그림만큼 강렬한 답을 한다. “그림을 그리며 살아있음을 느꼈다.”

 
▲ 김옥희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희망>     © 비전성남

 

<희망>을 그린 김옥희 씨는 ‘바람’의 의미를 담은 제목을 붙였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말한다. 화사한 해바라기들이 향하는 곳에 있을 태양의 따사로움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 이지영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해바라기 2020>     © 비전성남

 

이지영 씨는 ‘올해의 해바라기’라는 의미로 <해바라기 2020>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처음엔 낯설고 어려웠지만 이번 작품을 만들며 유화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생동감과 입체감으로 살아 있는 듯한 느낌에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 유화”라며 “내년엔 ‘해바라기 2021’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 이현선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청춘은 비상이다>     © 비전성남

 

이현선 씨는 자신의 작품 <청춘은 비상이다>를 통해 청년들에게 “꿈을 향해 비상하라”고 전하며 “나 또한 그러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활동과 전시까지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마을에서 이런 기회를 제공함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 나정임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안녕>     © 비전성남
▲ 임효심 마을 그림작가의 유화 <황혼>     © 비전성남

 

이날 전시에는 나정임 씨의 <안녕>과 임효심 씨의 <황혼>도 함께 전시돼 양짓말을 환하게 밝혔다.

 

김계희 & 이예숙 화가

 
▲ 7명의 마을 그림작가 작품과 함께 전시된 김계희 작가의 작품들     © 비전성남

 

7명 마을작가들의 해바라기가 꽃을 피우기까지는 김계희 화가의 도움이 있었다.

 
▲ 함께 전시된 김계희 작가의 다양한 작품과 김 작가의 인사동 전시회를 알리는 책자     © 비전성남
▲ 함께 전시된 김계희 작가의 해바라기 작품     © 비전성남

 

이날 인사동 전시가 겹쳐서 제자들과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김계희 화가의 작품들이 대신 함께했다.

 

이예숙 화가의 작품도 함께 전시돼 더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 이예숙 화가의 작품들     © 비전성남
▲ 이예숙 화가의 작품들     © 비전성남

 

거리갤러리전의 숨은 조력자들

 

이번 거리 전시는 양짓말 마을작가들의 작품과 김계희 화가, 이예숙 화가의 작품이 주인공이었지만, 이 전시를 빛나게 한 숨은 조력자들과 그들의 작품도 거리갤러리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손뜨개 팀이 만든 꽃수세미     © 비전성남
▲ 해바라기 손뜨개를 두른 나무     © 비전성남

 

거리갤러리가 열림을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게 나무에 두를 노란 해바라기와 화단 장식 꽃수세미를 만든 손뜨개 팀.

 
▲ ‘꿈의 학교 마법의 정원사’ 참가 중학생들이 김미진 강사(맨 오른쪽)의 지도로 화단에 놓을 포인세티아를 정리하고 있다.     © 비전성남
▲ ‘꿈의 학교 마법의 정원사’ 아이들과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지휘한 전인옥 마을활동가(아랫줄 가운데)     © 비전성남

 

양짓말 걷고 싶은 거리에 작품들을 걸고 화단을 정리한 ‘꿈의 학교 마법의 정원사’(경기도 꿈의 학교 프로그램) 학생들, 이들을 지도한 김미진 마법의 정원사 서포터즈 강사, 그리고 이번 전시가 있기까지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과 활동들을 기획·지휘한 전인옥 마을활동가.

 
▲ 학생들과 화단 도자기 장식을 하고 있는 박현정 도자기 작가     © 비전성남
▲ 화단에 자리한 ‘조물조물 도자기 클럽’의 작품들     © 비전성남

 

화단의 빈자리를 채운 도자기들은 ‘조물조물 도자기 클럽’과 박현정 도자기 작가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 ‘꿈의 학교 마법의 정원사’ 참가자 임지윤 학생     © 비전성남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임지윤(창성중 1) 학생에게 물으니 “‘꿈의 학교’ 체험활동이 재미도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고 한다. 이번 활동으로 나무의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겼고 내년에도 다시 참여해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마을작가‘라는 의미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전인옥 마을활동가에게 ‘양짓말 마을작가 전시’의 의미를 물으니 “마을 문화공동체 활동을 통해 마을주민들이 ‘나도 할 수 있네!’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전시”라고 한다.

 

“문화예술 작가는 특별한 사람만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도록 기획했다. 작품 제목도 지어보고 전시·발표도 함으로써 문화예술이 주는 힘을 경험하고, 동시에 이런 경험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삶의 여유는 경제적인 것에서만 오는 것이 아님을 느껴보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전인옥 마을활동가의 설명을 들으며, ‘양짓말 향기를 나누다’는 단순히 마을작가들의 작품만을 위한 전시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다양한 마을 문화공동체 활동도 함께 보여주는 확장된 전시이며, 마을주민이 문화예술 활동의 주체가 돼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사를 마치며 마을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7명의 양짓말 주민들에게 다시 축하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도 양짓말 공동체의 더 많은 활동과 그 결실을 기대한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